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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로지 Apr 09. 2018

알면서도 모르는 피드백 정의

피드백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피드백이 무엇이고,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 등등. 내가 트레이닝을 하면서 수도 없이 물어보고 대답해 준 내용이니까. 하지만 막상 호기롭게 컨텐츠로 구성하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멀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아, 첫 번 째 챕터로 너무 어려운 것을 골랐나...


나는 책을 사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책 콜렉터(?)이다. 궁금한 것이나 알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무조건 관련 서적부터 사서 훑어보는 것을 시작한다. 나는 회사에서 트레이닝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도 찾아보지 않았던 책을 며칠 전  서점에 들러서 왕창 샀다. 새 책방에 있는 내용으로 충분치 않아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중고서점에 다시 들러서 단종된 책까지 그날 찾을 수 있는 모든 '피드백' 키워드의 책을 구매했다. 진작에 읽으며 트레이닝을 진행 했다면 좀 더 높은 퀄리티의 내용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문득 얄팍한 지식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더 공부하지 않은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피드백에 대한 많은 책들. 이미 멋진 다른 분들이 많은 글 들을 써 놓으셨다


피드백이란 무엇인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의미의 피드백이 있지만 좀 더 내가 생각하기에 앞으로 내용에 적합한 정의를 찾아보았다.


피드백이란 우선 커뮤니케이션의 한 종류이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야기는 쌍방향(2-way)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짧은 피드백이라도, 우리는 언어와 바디랭귀지로 그 순간 '대화'를 한다. 많은 피드백 전달자들은 본인들이 명확하게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드백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지? 내가 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어서 했다면 그건 피드백이 아니고 속풀이라고 불러야 맞겠다. 상대방을 위한 피드백에서 받는 사람의 반응 및 응답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건 좋은 피드백이라고 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피드백은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의견이다. 트레이닝 후반 부, 모든 참석자들에게 '피드백은 진실(Truth)일까요?'라고 갑자기 생뚱맞게 물어보는 내용이 있다. 한창 아침부터 피드백은 좋은 것이고, 우리 모두 잘 주고받아야 되며 등등 거의 피드백을 신성시(?)하는 정신교육을 시켰는데, 갑자기 예상치도 못한 질문인 것이다. 그 순간 거의 대부분의 경우 오묘한 침묵이 흐른다. 그러고 나선 거수를 해야 할 정도로 찬반의 입장들이 오간다. 트레이너 입장에서 이런 장면은 꽤나 짜릿한 순간인데, 참석자들 사이에서 의견교환이 활발하면 활발할수록, 이후 메시지 전달의 임팩트가 더 크기 때문이다. 또한 아침부터 시작되는 트레이닝 전반적으로 그룹을 잘 facilitate 시켰다는 반증이기도 한다. 모두를 진정 시키고 나서, 나는 중대 발표를 하 듯 이야기 한다.


피드백은 진실이 아닙니다


그렇다. 피드백은 진실이 아니다. 어이없는 듯한 몇몇 참석자들의 얼굴을 집중해서 쳐다보며 나는 설명한다. 피드백은 진실이 아니라, 나의 행동, 태도, 업무 성과를 보고 타인의 지각 필터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여기에 좀 더 앞으로의 방향과 맞는 정의를 더 추가하자면,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이다.


아래는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에서 나온 "Giving feedback"의 첫 챕터에 나오는 정의이다.

Feedback n 1: the flow of information among assosiatets, usually as an evaluation of aproject or work completed 2: the sharing of ovservations about job performance or work-related behaviours 3: the first step toward positive, productive change


피드백이라는 단어 자체는 매우 중립적(Neutral)이다. 비난이나 칭찬과 달리 그 단어 자체로 어떤 긍정, 부정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글의 취지에 맞추어 보면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하는 편이 더 적당하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판단(Judgement), 그것도 부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트레이닝 초반에 참석자들에게 항상 물어본다.


'피드백이란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어떤 감정이 연상되세요?'
'두려움이요'


나는 이해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솔직히 이야기한다. 여기 앞에 서 있는 나 조차도 가끔은 피드백이 두렵고, 걱정된다고. 피드백을 주는 것도, 그리고 받는 것도. 하지만 오늘의 트레이닝을 마치고 나면 좀 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하며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어찌 되었든, 피드백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피드백의 정의를 알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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