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권, 안마권, 청소권....
많은 부모들이 어버이날 전/후로 보통 초등학생 자녀에게 받았다며 므흣한 미소의 사진 및 글과 함께 소위 청소 돕기, 심부름의 달인, 설거지짱, 네!네! 사용권 등 이른바 ‘효도쿠폰’ 사진을 각자의 sns에 올렸다
그런데 한 페이스북 친구의 멘션을 보니 기분이 좋긴 하지만 좀 의아하다면서... 주변을 보니 거의 모든 학부형이 같은 사용권을 획득한 걸 깨달았다고 한다
진심이 중요하지 형식이 뭐가 중요하겠냐마는 (알아보니) 학원 심지어 학교에서 프린트물로 나눠주기도 했고... 실행 후 싸인을 받아오면 선물을 준다고도 했으며... 여럿 발행된 쿠폰 사용은 ‘1일 1매로 제한 / 유효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년, 타인에게 양도 불가’ 등의 설명도 곁들였다
어렸을 적 아버지 흰머리카락을 뽑아 드리고, 소주 한 병 사다 드리고, 출근 전 구두를 닦아 놓아 500원, 1천 원 등을 받아 본 적이 있는데 이제 시간이 흘러 내가 아빠가 되어 보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뭔가 서비스(?)를 받고 싶은 마음 보단 명분을 주고 이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형식으로 아이들의 부족한 용돈을 채워준 것이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평상시 하는 효가 당연히 제일이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어버이날’이니 ‘어린이날’ 대신 우리도 하루쯤은 주인공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 효의 실천마저 ready made 되고 / 창의성을 발휘해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 유인물로 나눠주고 / 확인, 점검, 유인책으로 활용된다는 걸 알고 난 후 좀 씁쓸했다
이렇게 쿠폰을 제시하지 않아도 우리 아들, 딸들은 아마 부모님께 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며 아이들 각자가 스스로 준비한 것들에 미소 짓고 귀여움을 듬뿍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머 없는 것보다 낫지 않아?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세상의 잣대와 기준에 길들여지고 체념하는 우리 어른들은 천편일률적 form보다는 그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사랑스럽고 그립단 말이라고 나홀로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