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올림단상

‘헤어컷’

이발소, 미장원, 미용실.... 이 사라진 건 아닌데

by 최올림

‘헤어컷’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거늘... 음.... 엄.....


전 체질적으로 구렛나루가 잘 자라지도 않을뿐더러 여름철이 되면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라 바리깡(?) 6mm로 양 턱선이 민낯으로 보일 정도로 밀곤 합니다


물론 예전에 엘비스 프레슬리도 아니고 울버린도 아니었지만 한번 길러볼까나..라고 생각했던 적은 있지만 끝내 한 두어 달 기르다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이내 미용실로 달려갔습니다


미장원, 이발소.. 어렸을 적 참 많이 부르던 말인데 이제 미용실마저 이상하고 그냥 헤어숍 내지 헤어컷 하러 간다는 동사로 그 장소를 표현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손님이 없길 내심 바라며 짜잔 들어가던 그 묘미는 뒤로한 채 네*버 및 카카오톡 통한 예약만이 이제 진짜 reservation이 됐습니다. 빨리 가서 찜하는 아날로그 대신 클릭으로 조종하는 그런 디지털 시대죠


전 아직도 가끔 전화로 예약을 하는데 그마저 곧 사라질 듯합니다


‘털’을 깎으러 가려면 이젠 디지’털’로 부킹을 해야 하니 사실은 매우 간편한 듯 하나 기다림의 미학은 실종된 것이지요


코로나 시대라 마스크를 쓰니 헤어 디자이너와 대화도 거의 사라졌고 그저 내 차례 시간에 맞춰 도착한 후 눈 지그시 감고 머리 감겨주시는 샴푸 서비스받은 후 단골이라 눈썹 정리까지 해주시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오랜만에 일요일을 맞아 와이프, 저 그리고 둘째까지 온 가족이 벌초(?)하러 총출동했습니다 (첫째는 친구 생일파티가 있어서 거기 참석 ㅎ)


이젠 어엿한 초등 고학년이지만 둘째의 손을 한쪽씩 잡고 걸어가면서 이발 후 아이스크림도 빨아먹고 동네 한 바퀴 걷는 이 여유로움에 눈부시게 맑은 날이 더 눈부시게 다가왔습니다


내 머리에서 자라 머리카락으로 일하다 잘려 나간 털들.... 그동안 수고했고 / 고마웠고 / 또 만나자꾸나~


참, 형이 또 한마디 했습니다.. “이발이 뭐냐, 미용실은 뭐고~ 너무 올드해.. 난 홍대에 헤어컷 간다..”라고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