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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소풍 Feb 24. 2024

태평양 어디쯤 있는 부모

2.9(금) 만남

 인천공항은 택시승강장 처럼 파란 비행기들이 대기중이다.여행은 공항에서  제일 설렌다.짐을 부치고 라운지에서 식사도 하고 면세점도 둘러보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한다.마침 하늘도 파랗다.출국하는 사람들,그들을 배웅하는 사람들.단체관광객들.1층에선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입국하는 사람들.만나서 손을잡고 얼싸안는 사람들,각종 샵에서 물건을 팔거나 환전,여행자 보험 업무보는 사람들,공항 직원들..다양한 사람들 구경도 재밌다.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슴이 뛴다.집에서 매일 또는 주말에 아이들과 지내는 내 친구들은 이 기분 모를거다.그들의 평범한 일상이 나에겐 이렇게 설렌다는 것을..그리고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10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이 만만치는 않다.하지만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안아주고,볼을 비비고, 밥을 먹고 함께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10시간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마음이 들떴다.

 Lax공항 세관은 샌프란공항보다 빡빡하지 않았다.이럴줄 알았으면 먹을걸 좀더 싸올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후에 부에나팍에 있는 한인 마트를 장을 보며 담엔 뭘 가져오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호는 빨리 부모가 있는 에어비앤비에 오고 싶어했다.남들과 쉐어하는 아파트에서는 아무래도 편하지가 않았나 보다.


숙소에 짐을 풀고 지호와 함께 지호가 살고 있는 아파트부터 갔다.방을 둘러보았다.여전히 레고가 진열되고 책들이 옷장위에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다.먼지가 뽀얗게 쌓인 곳도 있다.최근 읽고 있다는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책도 보인다.거실과 주방은 아늑함보다는 남학생들끼리 살아서 그런지 좀 어수선하고 썰렁하다.

이 곳에서 우리 아들이 생활하는구나.세제와 빨래바구니를 비롯해 삶의 흔적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공부는 주로 까페에서 한다고 한다. '진솔'이라는 한인식당에서 돼지국밥을 먹었다.플러튼과 부에나팍은 거의 한국이나 다름없다. 'Porto'라는 핫하다는 베이커리 까페를 갔다. 빵집과 카페 천국인 한국에서 와서 그런지 별 감흥은 없으나 줄은 엄청 길었다. 


지호가 튜터를 하러가는 동안 민호를 데리러 얼바인에 갔다. 민호 기숙사도 둘러보았다. 책상이며,침대,옷장,빨래통..민호가 사는 모습이 보였다. 

오랜만에 네식구가 만났다. 낯선 집이지만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엄마 아빠가 와서 너무 좋다고도 했다. 임시 집인 에어비앤비에 와서 김찌찌개와 계란찜을 맛있게 먹는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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