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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소풍 Feb 25. 2024

태평양 어디쯤에 있는 부모 8

2월 16일 (금) Ralph Clark B Regional park

오늘은 지호가 수업이 없는 날.

우리와 시간을 보내려고 일주일 과외와 학원일도 캔슬했다. 수리맡긴 지호차를 찾고 타이집에서 팟타이와 그린커리를 점심으로 먹었다. 2년 살면서 아는 곳도 가본 곳도 많은 지호.그래서 아빠 엄마를 데려가고 싶은  곳도 많다고 한다.점심 먹고 간 곳은 근처 공원.연못에는 사람들이 낚시도 하고 있다. 오리들과 산책도 하고 이런 저런 대화도 나눈다. 어차피 우리에게 미국은 관광지가 아니다. 아이들과 일주일 시간을 함께 보내러  왔기에 동네 산책만으로도 충분하다. 

저녁에는 민호와 민호 룸메친구 저녁을 사 주었다. 민호가 미국서 중학교 다니며 친했던 친구인데 대학도 같은 곳에 와서 룸메이트가 되었다. 부모끼리도 친분이 있어 민호는 이 곳이 더 없이 친근하고 편하다. 미국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두 아이를 유학 보내는( 금수저 집안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 부모가 지원하기엔 용돈까지 넉넉할 수는  없다. 아마 친구들과 지내면서 극복해야 할 상대적 경제 관념들, 용돈 씀씀이의 습관과 민호는 싸우는 중이다. 검소함이라는 것, 풍족함이 아닌 궁핍함에서 배우는 것이 오히려 가치롭다고 말해준 얼마전 내 친구의 말이 위로가 된다.동감하는 바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살기는 바라는 마음은 여느 부모와 다르지 않다.

중국인 여자 친구와  각각 두 개씩 나눠 키우는 자칭 입양된 '인형 아가들'이 귀엽다. 암튼 장정같은 두 아이들을 '올유캔잇'으로 밥을 사주고 즐겁게 돌아온 하루였다. 꼭 먹어야한다는 '소미소미'에서 아이스크림과 붕어빵을 파는 Diamond Jamboree 몰은 거의 얼바인 홍대였다. 빙수집, 보바집. 방탈출 게임방, 미용실, 피씨방까지..한국이나 미국이나 애들은 똑같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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