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러 얼굴로 살아간다.
회사에서는 직급에 맞는 사람으로,
가정에서는 아버지나 남편, 아들로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왔다.
그 역할에 충실할수록
사회적으로는 '괜찮은 사람'이라 불리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역할을 모두 벗은 나,
과연 어떤 사람인가?”
50대에 접어들며 이런 물음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다.
인생의 전반전을 치르며
내가 쌓아 올린 이미지와
진짜 내 모습 사이의 거리를
어렴풋이 감지하게 되는 시점이다.
회사의 명함을 내려놓는 날,
아이들이 집을 떠나는 날,
사회적 역할이 줄어드는 순간이 오면
그 공백은 곧장 ‘진짜 나’의 모습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공백을 채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무언가의 누구'로만 살아왔기에
'나'로 존재하는 법을 잊은 채
텅 빈 시간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많은 역할이 없어진다면,
나는 누구로 남을 것인가?
그 질문은 두렵지만, 동시에 희망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답게 사는 삶’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할에 묶여 살아왔던 시간이 길수록
자신의 욕망, 감정, 생각을 표현하는 게
서툴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시간.
나의 진짜 표정,
진짜 목소리,
진짜 욕망을 하나씩 꺼내보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
이제는 사회적 역할을 위한 ‘가면’이 아니라,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표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건
젊은 날보다 훨씬 더 용기 있는 선택이다.
이제는 삶을 채우기보다,
삶을 비워내며 나를 찾는 여정에 올라야 할 시간이다.
▣‘진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실천 체크리스트
○최근 1주일 동안,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은 얼마나 있었는가?
○회사나 가정에서의 역할 없이, 나만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다른 사람이 나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일치하는가?
○‘진짜 나’는 어떤 상황에서 가장 편안하게 드러나는가?
○내가 아닌 것처럼 행동한 적이 있다면, 왜 그렇게 해야 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