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말은 줄고, 대화는 습관이 된다.
표정 없이 오가는 안부,
의무처럼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어느 순간,
눈을 마주치지 않고도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제는 익숙하다는 이유로
서로를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함께 사는 ‘동반자’라기보다
조용히 부딪히지 않게 조율하며 사는 ‘동거인’처럼 느껴질 때,
그 거리는 생각보다 깊어져 있다.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아이들 키우느라,
일하느라,
집안을 돌보느라
정작 서로를 들여다볼 시간은
언제나 가장 마지막으로 밀려났다.
이제 아이들이 떠나고,
일에서 조금씩 손을 놓기 시작한 지금,
집 안에 두 사람이 남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거리’를 실감한다.
많은 부부가 이 시점에서
어색함을 마주한다.
함께 있는데 외로운 느낌,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듯하면서도
진짜 속마음은 모른 채 살아온 세월의 틈.
그리고 그 틈이 더 벌어지기 전에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사실 그간의 거리에는
누가 잘못해서 생긴 것도,
크게 다퉈서 생긴 것도 아니다.
그저 ‘바빠서’,
‘지금이 아니면 안 돼서’
뒤로 미뤘던 작은 관심,
작은 표현들이 쌓인 결과일 뿐이다.
그러니 이 거리도
작은 시도들로 다시 좁혀갈 수 있다.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것,
감정이 아닌 일상부터 공유해 보는 것,
함께 했던 추억을 다시 꺼내보는 것,
서툴지만 “같이 늙어가고 싶다”는 말을 건네 보는 것.
그 모든 게 멀어지는 시간을 늦추는
소중한 손짓이 될 수 있다.
50대 이후의 삶에서
가장 큰 외로움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는데도
서로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배우자와의 거리를 돌아보는 일은
삶의 균형을 되찾는 일과 다르지 않다.
거리는 한쪽이 다가간다고
무조건 좁혀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아무 일도 바뀌지 않는다.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용기다.
▣배우자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실천 체크리스트
○최근 1주일 안에 배우자와 단둘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가?
○배우자의 얼굴을 보며 눈을 맞춘 마지막 순간은 언제였는가?
○배우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서로에게 서운했던 감정을 무덤처럼 묻어두고 있진 않은가?
○지금, 배우자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시도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