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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Mar 11. 2016

최후의 요새 맛사다를 방문하다.

세상에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유대인의 속담에 “전쟁을 해야 평화를 얻는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의미로 이런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스라엘 역사는 한 마디로 전쟁의 역사다. 

위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아래로는 이집트 문명이 있어서 가나안 땅은 양대 문명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하였다. 

그러므로 누가 이 통로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패권을 잡는 것이다. 

더욱이 가나안 땅에 고만고만한 여러 족속이 있어서 서로 늘 지지고 볶고 싸웠으니 이스라엘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도 세계의 화약고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사다 요새를 오르는 길

이스라엘에 가면 요새들이 참 많다. 

그중에 맛사다는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장소로서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맛사다를 방문했을 때도 이스라엘의 청소년들이 여기저기서 진지하게 수업을 받고 있었다. 

사실 맛사다는 승리의 장소가 아니라 패배의 장소다. 

마사다

맛사다는 아람어로 “강한 방패(fortress-stronghold)”를 의미한다. 

맛사다는 유대 광야에서 400m 높이의 요새로서 헤롯왕이 지은 것이다. 

요새에는 헤롯 궁전과 연못, 창고, 목욕탕, 심지어 수영장도 있다. 

AD73년 로마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근거지인 마사다를 공격하였다. 

로마의 장군은 플라비우스 실바(Flarius Silva)였고, 이스라엘의 군대는 갈릴리 유다의 손자인 엘레아잘이 지휘하고 있었다. 

로마군이 쌓아 놓은 토성

고대 공성전(攻城戰)은 주로 장기전이었다. 

먼저 성을 포위하고 성으로 통하는 모든 보급로와 물 공급을 차단하고 기다린다. 

성안의 사람들이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지쳐갈 때 협상을 시도한다. 

그러나 모든 협상이 결렬되면 마침내 공성전(攻城戰)이 시작된다. 

로마군영이 있던 자리

로마군은 뜨거운 건기 전에 성을 뺏지 못한다면, 광야의 한여름 더위를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그들은 지루한 포위전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선택하였다. 

먼저 투석기를 이용하여 성벽과 보루를 무너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맛사다 성벽을 오르기 위한 토성을 쌓기 시작하였다. 

바로 이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성안에서 토성을 쌓는 군인들을 향하여 무차별적으로 돌을 굴린다. 

400m 높이에서 던지는 돌에 맞아 살아남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사기 9:53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한 여인이 맷돌 위짝을 아비멜렉의 머리 위에 내려 던져 그의 두개골을 깨뜨리니"

왼쪽 마사다 성벽을 향하여 비스듬히 토성을 쌓았다. 

로마군은 같은 동포인 유대인들을 동원하여 맛사다 성벽을 향하여 토성을 쌓게 하였다. 

그 현장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돌들을 보면서 거기 죄없이 죽어간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내 로마군은 토성의 벽을 깨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유대인들은 급히 나무로 갈라진 틈을 막아보았지만 로마는 거기에 불을 질러버렸다. 

이제 함락은 시간문제였다. 

마사다 성의 감시탑(사진은 함께 여행간 윤금숙 권사의 작품)

요세푸스에 의하면 그때 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로마군인이 맛사다에 진입했을 때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다. 

960명 모두 자살하였다. 

로마의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이스라엘의 마지막 불꽃이 되겠다는 결심이었다. 

마사다 이곳 저곳에 동굴이 있다. 

1963년 야딘(Yadin) 교수팀이 발굴을 했을 때 맛사다 바위 꼭대기에 있는 동굴에서 25구의 유골을 발견하였다. 

이스라엘은 그곳을 청소년 교육 장소로 삼았다. 

목숨을 바치며 민족을 위하여 싸운 정신을 배우자는 뜻이다. 

평화는 전쟁을 통해 얻는다. 

마사다 요새

No Cross No Crown. (고난 없이는 영광의 면류관도 없다.)

이스라엘은 오늘도 청소년들에게 희생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초등학교는 맛사다 정상에서 거행하는 학교도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로마군에게 항복하지 않고 자결한 960명의 용사를 생각하며 "맛사다는 두 번 다시 함락되지 않는다."고 외친다. 

지금 마사다 요새는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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