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정말 불학무식하였을까?
예수님 당시 갈릴리 지역의 일반적인 식사 메뉴는 올리브 기름과 빵과 생선이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한 어린아이의 점심 도시락도 빵과 생선이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더운 지역이어서 생선들이 상하기 쉽다는 것이다.
율법에서 음식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운 것은 바로 그 지역의 기후적인 문제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개 먹지 말라는 음식은 부패하기 쉬운 것들이다.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이런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요.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지 말지니 이는 너희에게 부정함이니라.”(신14:9,10)
베드로 물고기 (사진 : 윤금숙 권사)갈릴리 어부들은 생선을 잡으면, 즉시 소금에 절이거나 말리고, 연기로 훈제하였다.
이러한 생선은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었다.
서기 1세기의 역사가 플루타르크는 '로마에서 훈제 생선 한 수레의 가격은 한 마리의 황소가 이끄는 양 백 마리’와 맞먹는다고 하였다.
갈릴리의 생선들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다.
그러므로 갈릴리의 어부들은 가난하지 않았다. 1)
모슬렘도 자기들만의 음식(halal)을 먹듯이 유대인도 자기들만의 음식(kosher)을 먹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식사에 관련된 율법(kashrut)에 따라 생산한 갈릴리 어부들의 물고기만을 먹었다.
시몬 베드로는 전문적인 어부로서 동생 안드레와 야고보, 요한과 함께 동업하며 두 척의 배로 고기를 잡았다.(눅5:10)
야고보와 요한의 집에는 일당을 받고 일하는 삯꾼 어부들도 있었다.(막1:19-20)
예수님 당시의 일반 평민들에 비해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난하다고 말할 수 없다.
사도 바울은 텐트메이커였고, 예수님은 목수였고, 베드로는 자기 배를 가지고 있는 어부였다.
따라서 베드로나 요한은 나름대로 먹고 살만큼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한 베드로가 일반 유대인이 받는 초등교육을 받지 못했을까?
(사진 : 임한중 선교사) 예수님 당시의 학교 교육은 마을마다 세워진 회당에서 담당하였다.
회당은 교육과 예배를 위한 장소로 때로 회당 옆에 고유의 학당을 두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한 선생님으로부터 율법을 읽고 이해하도록 가르침을 받았다.
보통 5세부터 9세까지 '토라(Torah, 모세오경)'를 공부하는데 이것은 초등교육에 해당한다.
10세에서 12세까지는 ‘미쉬나(Mishnah, 구전 율법)’를 공부하며 이것은 중등교육에 해당한다.
그리고 13세에 성인식을 하며, 그중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학생들은 전문적인 율법학자들 밑에서 보다 고급한 탈무드(Talmud)를 배워 랍비가 되었다. 2)
사도 바울의 경우는 예루살렘의 유명한 율법학자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공부하였다.
"나는 유대인으로 길리기아 다소에서 났고 이 성에서 자라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고”(행22:3)
훌륭한 학생은 히브리어까지 익혔지만, 일반적으로는 아람어로 공부하였다.
(사진 : 임한중 선교사)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은 당시 의무 교육인 회당 교육을 받았다.
물론 예루살렘의 종교인들은 갈릴리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유명한 랍비 문하에서 고등교육을 받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벳새다 출신의 어부들은 일반적인 초, 중등 교육을 다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안드레, 빌립 등은 헬라식 이름이며 헬라어도 구사할 줄 알았다.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 중에 헬라인 몇이 있는데 그들이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청하여 이르되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하니”(요12:20-21)
그러므로 우리가 오늘날의 어부들이 힘들게 일하는 직업이란 편견 때문에 베드로가 불학 무식하고 가난한 어부로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베드로는 그 당시 경제적으로 자립한 비교적 부유한 어부였고, 따라서 생업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예수님을 따를 수 있었다.
주(註)
1) 김성 교수의 성서고고학 이야기, 김성, 엘맨, 139쪽
2) 열린다 성경 생활 풍습 이야기 상, 류모세, 두란노, 23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