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os Brunch Jul 01. 2016

두 종류의 리더십

1.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2016년 6월 30일 필리핀 16대 대통령에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취임하였다.

그는 검사 출신으로 징벌자(The Punisher)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다바오 시장 재임 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재판 없이 범죄자 1,700명을 즉결 처형하였다.

중국인 소녀를 유괴하고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하기도 하였다.

범죄 도시로 유명한 다바오 시는 그가 재임하는 22년 동안 가장 안전한 도시로 바뀌었다.


그는 필리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두테르테는 “인권법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범법자들은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공언하였다.

경찰도 대통령 선거 이후 지난 50일 동안 60명 이상의 마약범을 현장 사살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두테르테는 범죄자 10만 명을 처형해 마닐라만에 물고기 밥으로 던지겠다며, 특히 마약범을 겨냥하였다.

그가 이렇게 무섭게 선언한 데는 이유가 있다.

2014년 필리핀의 범죄는 116만여 건으로 2012년보다 무려 5배 증가하였다.

그의 엄포는 즉각적인 효과를 만들었다.

마약 중독자들과 마약상들이 속속 자수하였다.

방가시난 주에서는 500명, 다고스 시에서는 130명, 삼보앙가 시에서는 40명이 자수하였다.


그러나 한편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제 3세계 인권에 대한 관심이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두테르테의 행보가 달갑지 않다.

더욱이 정당한 재판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형시키다 보면 억울한 사람이 나올것이기 때문이다.

두테르테의 초법적인 행태를 미국 대사와 호주 대사가 비판하자, 두테르테는 “입 닥치고 있는 게 좋을 것”이라며 외교관계를 단절할 뜻도 보였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에 부통령으로 당선된 로브레도가 자기 당이 아니라고 초청도 하지 않았다.

필리핀 역사상 대통령과 부통령 취임식을 따로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화와 소통보다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돌진하는 두테르테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자못 염려스럽다.


2. 브라질 대통령 룰라


룰라는 1945년 브라질 동북부 가난한 농촌인 카에치스에서 8남매 중 7번째로 태어났다.

룰라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10살 때 학교에 들어갔으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초등학교 4학년에 중퇴하였다.

그게 그의 학력 전부다.

그는 상파울루의 거리에서 행상과 구두닦이를 하다 금속 공장에 다니며 일을 하였다.

그는 같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여성과 1968년 결혼하였다.

그러나 다음 해 임신한 부인은 간염으로 출산도 못 하고 죽었다.

가난은 룰라에게 지독한 상처를 안겨주었다.

게다가 선반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해 왼쪽 새끼손가락을 잃기까지 하였다.

손가락을 잃은 것을 계기로 노동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75년 30살의 룰라는 노동조합위원장에 선출되어 노동자들과 소통하는 노동운동가가 되었다.

1989년부터 대권에 도전하였지만 세 번 낙선하였다.

2002년 61%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좌파 노동자였던 룰라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사회주의 국가들도 모두 붕괴한 마당에 노동운동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브라질 경제는 끝장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룰라가 대통령에 취임하던 2002년 브라질의 외채는 외화 보유액의 6배, 연간 수출총액의 3,5배였다.

세계적인 금융인인 조지 소로스는 룰라의 당선을 두고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처럼 국가부도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러나 룰라는 멋지게 대통령직을 수행하였다.

그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는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하였다.

특정계층의 희생을 요구하거나 강제하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이 혁명적인 변화를 원했지만, 그는 오히려 대화와 타협으로 온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밀어붙이기식의 일방통행보다는 공감하고 대화하는 쌍방향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브라질은 8년 만인 2006년 IMF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그는 대통령을 연임하고 2010년 퇴임할 때  83%의 국민 지지를 받았다.

83%의 지지라면 여야를 초월하여 온 국민이 지지하였다는 뜻이다.


3. 우리나라 대통령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지지도를 조사해보았다.

처음 대통령이 될 때에는 엄청난 기대 속에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김영삼 씨는 70%, 김대중 씨는 80.3%, 노무현 씨는 75.1%, 이명박 씨는 53.2%, 박근혜 씨는 55.2%였다.

임기를 끝마칠 때 지지도는 추락하였다.

김영삼 씨는 22.1%, 김대중 씨는 44.8%, 노무현 씨는 25.7%, 이명박 씨는 31.7%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마치 전사와 같다.

처음 인기를 등에 업고 두테르테처럼 밀어붙이기를 하다 제풀에 고꾸라지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대통령은 전사보다는 공감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아닐까?

사람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이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사람은 좌든 우든, 아래든 위든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다.

비단 나라의 운영만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이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는 그릇이 작다고 비판을 받은 적이 몇 번 있다.

속을 넓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하였다.

비결은 소통인 것 같다.

귀를 열고 쓴소리도 기꺼이 들을 줄 알아야 그릇이 커질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