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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Feb 06. 2017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까?

신명기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는 며칠이 못되어 온갖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후 테러리스트 입국을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이슬람 7개국에 대한 미국 입국 및 비자 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워싱턴 주와 미네소타 주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반발하여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시애틀 연방 지법은 “인종과 종교에 따른 차별을 조장하고, 헌법과 미국의 가치에 어긋난다.”면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조폭 같은 트럼프의 반인권적 명령은 앞으로 20만에 달하는 한인 불법 체류자의 위치도 매우 불안하게 만든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때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존 맥아더(John MacArthur, 1939~) 목사의 설교를 듣고 크게 실망하였다. 그는 목사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신이 공화당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를 분명히 하였다. 그가 밝힌 이유는 두 가지였다. 공화당 트럼프가 낙태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로서 그의 정치적 식견이 얼마나 수준 이하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기독교는 명배히 낙태와 동성애를 반대한다. 그러나 낙태와 동성애 반대가 국정을 운영하는 나라의 지도자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 두 가지를 반대하면, 그의 도덕적 가치 기준이 기독교와 부합한다는 말인가?


성경은 정치지도자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뽑으라 하였을까? 정말 낙태와 동성애를 기준 삼아 정치 지도자를 뽑으라고 했을까? 신명기에는 왕을 뽑을 때 기준을 아주 분명하게 기록하였다.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이르러, 그 땅을 차지하고 거주할 때에, 만일 우리도 우리 주위의 모든 민족들 같이 우리 위에 왕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나거든 /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이며 네 위에 왕을 세우려면 / 네 형제 중에서 한 사람을 할 것이요, 네 형제 아닌 타국인을 네 위에 세우지 말 것이며 /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 그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 /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 그리하면 그의 마음이 그의 형제 위에 교만하지 아니하고 이 명령에서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니. 이스라엘 중에서 그와 그의 자손이 왕위에 있는 날이 장구하리라."(신17:14-20)


하나님은 왕의 자격 요건을 명시하였다. 구약에서 왕을 뽑을 때 기준은 오늘 이 시대 우리에게도 매우 의미가 있다. 하나님은 먼저 타국인을 왕으로 삼지 말라 하셨다.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루실 계획을 세우셨다. 택한 백성이 아닌 타국인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지도자는 반드시 하나님을 섬기는 유대인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사명을 받은 신정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반드시 믿음이 있는 신앙인을 지도자로 삼아야 할 이유는 없다.


1. 국가 안보

하나님은 나라의 지도자에게 제일 먼저 국가 안보관이 어떤가 질문하였다.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신17:16)

나라의 흥망성쇠는 누구의 손에 달려 있을까? 일반적으로 세상 정치지도자는 국방력이 강할 때 나라가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역대 왕 중에 제국을 꿈꾸는 왕들은 언제나 성을 쌓고, 마병을 기르는 데 역점을 두었다. 열왕기 저자는 그 점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왕의 모습이 아님을 지적하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전 세계 나라의 국방력을 측정하여 발표하는 GFP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국방력은 9위이고 북한은 36위이다. 1위는 물론 미국이고, 러시아, 중국이 뒤를 잇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국방비에 37조 원을 쓰고, 북한은 1조 원을 썼다. 북한이 쓴 1조 원은 그들 경제 수준에 따르면, 허리가 휘청거리는 예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1/37밖에 되지 않는다. 남북한이 보유한 무기의 관리수준이나 성능을 비교하면,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미 한국의 국방력은 북한과 비교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였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국방력만 키워서 동북아 긴장을 극대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대한민국에 전 지구를 다 파괴하고도 남을 폭탄을 쌓아 놓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대한민국이 화약고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남북한 지도자 중 누구 하나 정신 나간 자가 나와 그 화약고에 불을 붙이면, 대한민국은 끝이다. 무기를 많이 쌓아둠으로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평화의 왕인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병마를 많이 두지 말라는 충고는 매우 의미 있다. 대한민국은 작은 땅덩어리에 비해 이미 많은 무기로 차고 넘쳐난다. 나라의 지도자가 될 사람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2. 외교

하나님은 나라의 지도자에게 외교관을 바로 정립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그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신17:17)

아내를 많이 둔다는 말을 윤리적 가치로 해석하기 쉽지만, 사실 이 구절은 외교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기 위하여 정략결혼하였다. 정략결혼은 잠시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좋지 못하였다. 솔로몬은 수많은 주변국 공주들과 결혼하였다. 그는 처첩을 위하여 신전을 수없이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예루살렘은 우상 소굴이 되었다. 여호사밧도 북이스라엘과 평화하기 위하여 아합의 딸 아달랴와 자기 아들을 정략 결혼시켰다. 그 결과 아달랴는 유다에 우상숭배를 퍼트렸고, 다윗의 자손은 멸절 위기에 빠졌다.


특별히 강대국 애굽을 의지하려는 사대 외교를 몹시 경계하였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약소국이기 때문에 이리저리 눈치를 보면서 등거리 외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대제국 ‘애굽을 의지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그들이 바로의 세력 안에서 스스로 강하려 하며 애굽의 그늘에 피하려 하여 애굽으로 내려갔으되 나의 입에 묻지 아니하였도다. … 애굽의 도움은 헛되고 무익하니라.”(사30:2,7)

이스라엘은 사대 외교를 할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라! 역사를 살펴보면, 사대 외교는 잠깐 편할 수 있지만, 결국 강대국의 손에 놀아나는 꼭두각시가 될 뿐이다. 하나님은 약소국 이스라엘의 생존 비결은 사대 외교가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라고 하였다.


대한민국은 이스라엘처럼 주변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자그마한 나라다. 따라서 강대국의 눈치를 보면서 살 수밖에 없는 가련한 처지에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그들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정치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이스라엘의 정치지도자처럼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의지하는 사람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과 구약의 이스라엘을 단편적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자주, 자존의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 강대국에 머리를 조아리며 살 수없다.


3. 경제

이스라엘은 사회적 정의와 공평을 추구하는 나라다. 특별히 가난한 자와 약자, 고아와 나그네(외국인)를 품어주어야 한다. 권세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취하는 지도자는 바른 지도자가 아니다.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신17:17)

대한민국은 아직도 부정과 부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권력 집중화가 가지고 온 큰 병폐다. 지도자를 뽑을 때 다른 윤리적 기준을 볼 것이 아니라 경제적 윤리 기준을 보아야 한다. 낮은 자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그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살펴볼 줄 아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선지서를 읽어보면, 권력자들이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약자를 괴롭힐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멸하셨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경제윤리이다.


4. 법

이스라엘의 정치지도자는 법 아래 있다. 반면에 이집트의 바로는 자기 말이 곧 법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집트에서는 법조문이 하나도 발굴되지 않는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에는 수많은 법조문이 발굴되었다. 우르 남무 법전(2050 B.C.), 리핏 이쉬타르 법전 (1850 B.C.), 에쉬눈나 법전(1930 B.C.), 함무라비 법전 (1700 B.C.).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법전들은 특징이 있다. 그 법전을 만든 사람은 왕이고, 왕의 권위로 선포한다. 그러나 왕이라도 자신의 법에 종속된다. “왕이여 메대와 바사의 규례를 아시거니와 왕께서 세우신 금령과 법도는 고치지 못할 것이니이다.”(단6:15) 이런 면에서 메소포타미아 제국이 애굽보다 발전된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있다.


이스라엘은 사법의 역할이 왕의 역할보다 훨씬 크고 중요하다. 이스라엘 법은 왕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이고, 왕에게 반드시 지키라고 주신 명령이다. 그러므로 왕은 그 법을 늘 옆에 두고 읽고 공부하고 지키려고 힘써야 한다.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신17:18-19)

왕은 법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법 아래 있는 사람이다. 그가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서라도 그를 내친다. 대한민국의 정치지도자는 법을 수호하는 자여야 한다. 그리고 그 법을 공평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자여야 한다.


5. 이스라엘의 권력 분립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왕, 선지자, 제사장 세 명을 두셨다. 왕은 행정을 총괄하는 자이고, 제사장은 왕이 법대로 집행하도록 가르치는 자이고, 선지자는 왕이 법을 바로 집행하는지 감시 감독하고 질책하는 자이다.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신17:18-19)

왕은 결코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아니다. 왕은 제사장 앞에서 율법 책을 기록하고,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워야 한다. 주변 강대국 왕은 곧 제사장이었다. 설령 제사장이 있어도 그는 왕을 위한 제사장으로 왕의 명령에 복종하여 제사드리는 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 왕과 제사장은 동등하며, 어쩌면 왕보다 제사장이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왕은 제일 마지막에 세워진 자다. 백성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세워졌다. 제사장은 최고의 왕권을 가지고 있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자요, 하나님의 율법을 왕에게 가르치고 교훈하여 나라를 바로 지도하도록 이끄는 자이다.


구약의 선지자는 킹 메이커(king maker)요 동시에 그를 폐위하는 킹 브레이커(king breaker)다. 사울이나 다윗은 사무엘 선지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고 왕위에 올랐다. 만일 선지자가 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정권은 폐위된다. 선지자는 언제나 왕을 감시 감독하는 자리에 있으므로 왕을 비롯한 특권층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 권력자의 편에 서게 되고, 그들을 바로 비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불특정한 방법으로 선지자를 뽑아 세웠고 그들을 통하여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물론 왕이라고 해서 선지자의 선포를 언제나 따른 것은 아니었다. 많은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다가 순교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세속 권력을 무서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목숨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은 이렇게 권력을 확실하게 나누었다. 그런데도 왕이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으면, 마침내 하나님께서 직접 손을 들어 이스라엘과 왕을 쳐서 멸하시는 이야기가 곧 성경 이야기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계절이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 어떤 사람을 지도자로 뽑아야 할까? 꼴통 보수 기독교는 낙태와 동성애라는 아주 편협한 가치 기준만으로 지도자를 뽑자고 한다. 이런 수준 낮은 기준으로 트럼프를 선출한 미국은 지금 전세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 기독교는 이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국가를 경영하는 자이다.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지 여러모로 따져보며 뽑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런 점에서 세상 그 어떤 사람보다 바른 가치 기준을 가져야 한다.


참고도서

1. 송병현, 엑스포지멘터리 신명기, (서울 : 국제제자훈련원, 2014)

2. 폰 라트, 구약성서신학 제1권 이스라엘의 역사적 전승의 신학, 허혁 옮김, (서울 : 분도 출판사, 1996)

3. 이희학, "이스라엘 왕국 초기에 일어난 반왕권적 저항들."  ⌜구약논단⌟ 제10집 (2001)

4. 김정준, "이스라엘 왕도의 신학적 이해."  ⌜신학논단⌟ 제9-10집 (1968)

5. 김영욱, "좋은 왕과 나쁜 왕에 대한 열왕기 저자의 평가 기준."  ⌜열왕기상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2008)

6. 송병현, "왕정과 선지자 제도에 관한 신학적 이해." ⌜사무엘상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2009)

7. 정석규, "왕의 법(신17:14-20)의 이중적 기능."  ⌜구약논단⌟ 제15집 (2009)

8.             "신명기 17:14-20의 Intertextuality를 통한 해석."  ⌜구약논단⌟ 제11집 (2001)


신명기 강론

1. 하나님이 주신 숙제 

2. 내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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