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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18. 2015

기독교와 예술

터키 이스탄불에 현존하는 최고의 비잔틴 건물이 하나 있다. 성 소피아 성당이다. 유스티아누스 대제(483~565)의 명령으로 건축한 돔 형태의 아름다운 건물이다. 처음에는 성당으로 건축되었지만, 이스람이 정복한 후에는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하였다. 기독교처럼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은 사원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들 위에 회반죽으로 덮어버렸다. 우상숭배에 반대하는 모슬렘으로서는 당연한 처사라 할 수 있다.

기독교 안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성상 파괴 운동(iconoclasm)이 바로 그러하다. 성상은 순진한 그리스도인을 이교 숭배로 이끈다고 보아서, 종교개혁자들은 철저히 금지했다. 칼빈파 교회들은 건물 내벽의 그림에 하얀 회칠을 했다. 그들은 그림에 굉장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낀 것처럼 보였다.

종교 개혁자 중에서는 설교와 가르침 이외에는 그 어떤 수단이나 방법도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고, 오히려 방해 만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음악과 미술 모든 예술 분야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무악기파라고 해서 찬양을 할 때 일체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파도 있었다. 결국, 기독교 미술과 음악이 발전할 토대가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간의 삶 자체가 문화와 예술과 분리될 수 없다. 우리가 입는 옷, 우리가 예배드리는 건물 모두가 디자인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미술과 음악을 부정한다면, 검은색이든 흰색이든 한 가지 색으로 통일하여야 하고, 건물도 아무런 디자인을 취하지 않은 형태의 건물을 지어야 한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천국은 미적 요소가 하나도 없는 곳일까? 천국에는 음악이 없을까?

미술의 긍정적 요소를 일찍부터 인식한 중세 기독교의 관습을 다 따를 것은 아니지만,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 하나님은 지성으로만 하나님을 섬기라 하지 않으신다. 우리의 입을 통하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우리의 눈을 통하여 아름다움을 발견하라고 하셨다.

예배당을 건축할 때 빛의 효과, 대칭, 역동적인 건축 형태 그리고 화려한 장식이 과연 신앙생활에 방해될까? 찬양과 음악적 요소들이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될까? 천지 만물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미적 세계에 대하여 눈 감고 살도록 요청하셨을까? 하나님을 찬양하는 방법은 단조로운 방법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찬양하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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