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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an 06. 2019

참된 위로를 찾아서

대학을 입학해서 연극반에 들어갔다. 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나는 연극을 통해서 나를 찾고 싶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면서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히 깨어졌다.


연극반에 들어간 첫날, 대본 낭송 테스트를 받았다. 연극 연출을 맡은 4학년 선배는 내 목소리가 연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감정 이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는 연극에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내성적이고 쑥스러움을 잘 타는 나의 성격상 연극은 애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연기 대신 나는 무대 조명을 담당하는 스텝이 되어서 이것저것 허드렛일을 하였다. 그래도 나름대로 꽤 열심이었다.


당시 12시 통금 시간을 넘기면서 연습하기 일쑤였는데, 난 그때까지 연기자들과 함께했다. 학교 세미나실 책상을 간이침대로 삼아 잠자다가 굴러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몇 달을 연습한 끝에 축제 기간 학교 강당에서 발표하였다. 한 번의 발표로 아쉬워서 명지대에 가서 한 번 더 발표하였다. 비록 무대 위에 서지 못하고 어두운 무대 뒤에서 분주히 뛰어다녔지만, 나름 큰 보람과 감동을 느꼈다. 연극이 끝난 후 연극반 친구들 모두는 갑자기 찾아온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큰 박수갈채를 받은 것만큼이나 마음은 허전하였다. 지난 수개월 동안 연습한 시간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 같았다.


박수 뒤에는 허탈함이 있다. 세상의 인기나 칭찬, 명성 뒤에는 허무함이 있다. 겉보기에는 좋아보이지만, 내면의 세계는 세상으로 채울 수 없는 것이 있다. 나는 세상의 박수 갈채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나를 찾고 싶었는데 연극이 답은 아니었다. 그저 자기 본 모습을 숨긴채 연기할 뿐이었다. 칭찬, 인정, 명성, 박수는 아무것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칭찬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의 따뜻한 격려가 훨씬 더 큰 위로가 됨을 깨달았다. 만일 하나님을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로 삼는다면, 우리는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를 받을까?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격려의 말씀이 많은 사람의 박수처럼 묻혀버릴 수도 있고, 별것 아닌 말씀조차도 내 마음을 만지는 귀한 위로나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과 내가 어떤 관계인가?'에 근거한다.


오늘은 세상에서 인정받는 것을 추구하기 보다 말씀 한 구절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묵상해본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고후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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