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by Logos Brunch

드라마나 영화의 중심 주제 중에 복수일 때가 참 많다. 세상 물정 모르고 순수하게만 살아가던 주인공이 비열한 악당을 만나 온갖 억울한 일을 다 겪게 된다. 미련할 정도로 어리석은 주인공이 악당의 자그마한 계책에도 쉽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피해를 보고 또 당하면서 모든 시청자의 공분을 살 때쯤이면 서서히 복수가 시작된다. 순진한 주인공은 악당만큼이나 영악해지고 교활해진다. 그렇지만 이미 악당에게 당한 것이 많은 만큼 주인공의 교활한 술수는 오히려 정의의 칼날처럼 보인다. 마침내 악당의 악랄한 면모는 낱낱이 드러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복수에 성공한 주인공의 마음은 시원했을까? 복수에 성공한 후 주인공은 다시 예전의 순수한 사람으로 돌아갔을까? 세상의 찌든 때에 잔뜩 묻은 주인공이 새사람이 될 수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는 그 후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 다만 복수의 칼날은 통쾌한 정의의 실천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무려 27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다 풀려난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자유를 얻기 위해 감방에서 걸어 나오면서 내 고통과 증오를 이곳에 남겨두고 가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감옥 안에 갇힌 것과 같다."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다. 미움과 분노를 되새기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는 없다. 복수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순수함과 깨끗함을 버려야만 가능하다. 자신을 악당보다 더 교활하고 강퍅하게 바꾸지 않는다면, 복수는 이룰 수 없다.


악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선으로 악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가르치는 곳이 세상이다. 가엾은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쳤다가 19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 장발장을 변화시킨 것은 은혜였다. 죄인을 가두어 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19년이 아니라 100년을 가두어도 죄인은 절대로 변화되지 않는다. 악은 더욱 악한 사람을 만들어 낼 뿐이다. 선이야말로 진정 악한 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선이요, 용서요,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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