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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11. 2019

그런 교회, 어디 없나요?

고후5:18-20

빌립보 교회에서 유오디아와 순두게가 싸웠습니다. 두 사람은 바울과 함께 복음에 힘쓰던 신실한 종이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서로 마음이 나뉘어 갈등하고 싸웠습니다. 그리스도인도 때때로 싸웁니다. 바울과 바나바도 선교팀에 마가를 넣는 문제로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싸우면 술 한 잔 먹으면 다 해결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한번 싸우면, 해결이 잘 안 됩니다. 목회하는 동안 교인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여러분은 싸움을 보았을 때 잘 중재하고 해결하는 타입이십니까? 아니면 모른 척 못 본 척 외면하거나 도망치는 타입이십니까? 저는 중재를 잘 못합니다. 한번은 교회 주방에서 중심 역할 하던 두 권사가 충돌했습니다. 저는 어느 쪽도 편 들 수 없는 상황이기에 모른 척 외면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시간에 해결을 맡겼습니다. 2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해결이 안 되더군요. 마침내 한 권사가 교회를 떠날 결심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심방을 갔습니다. 그분은 2년 전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저에게 섭섭하다고 했습니다. 목사가 갈등을 해결해야지 그냥 내버려두면 되겠냐는 것입니다. 그때야 저는 권사님에게 깊이 사과하였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던 권사님이었기에 손을 붙잡고 저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했습니다. 마음이 풀어진 권사님은 싸웠던 권사님과도 화해하고 전처럼 신실하게 봉사하고 섬겼습니다. 저에게 화해와 조정은 참 부족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화해하기 어려운 싸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하나님과 인간의 싸움입니다. 하나님은 죄가 없으십니다.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하나님은 흠도 없고 티도 없고 완전하십니다. 그러나 인간은 죄악투성이입니다. 지옥가야 마땅합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있어서 하나님을 무시합니다. 심지어 저주하고 욕을 합니다. 이 둘을 어떻게 하면 화해시킬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죄인이 무릎 꿇어야 하는데 죄인은 절대 무릎을 꿇지 않습니다. 죽으면 죽었지, 지옥 가면 지옥 가지 절대 무릎 꿇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하나님께서 선택한 화해 방법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입니다. 무한한 사랑이고 물과 피를 다 쏟는 사랑입니다. 지고 지고 또 지고, 깨지고 깨지고 또 깨지며, 상처받고 또 상처받으면서도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지옥 불구덩이에 던져 넣어도 시원치 않을 세상 사람들의 죄를 다 짊어지시고 그들 앞에 기꺼이 무릎 꿇으시고 발을 씻겨 주십니다. 벌레 같은 죄인을 품으시고 십자가에서 생명을 바쳐 사랑하십니다. 마지막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주님은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


이 죄인과 화해하고 싶어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아시겠습니까? 우리와 화해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습니다. 세상 모두를 다 줄 수 있고, 하나뿐인 아들 예수의 생명까지 주십니다. 우리는 바로 그 사랑으로 변화되어 새사람 되고 그리스도인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주님은 귀한 직분을 맡겨주셨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감당하셨던 화목하게 하는 직분입니다. 본문 18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고후5:18).

이 말은 고린도 교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고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화목하는 직분을 주셨다고 했는데 누구와 누구를 화목하게 하는 것입니까? 교회 안의 싸움을 화목하게 하는 직분입니까? 그리스도인끼리 갈등하고 싸울 때 조정하는 직분입니까? 물론 그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하나님과 세상을 화목하게 하는 직분입니다. 19절 말씀을 보시기 바랍니다.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5:19)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세상을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맡았습니다. 복음으로 세상과 소통하여서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직분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이미지는 어떠합니까? 불신자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돈만 밝히는 교회, 싸움만 하는 교회, 부정하고 부패한 교회, 권력 앞에 굴종하는 교회, 이 땅에서도 복 받고 천국에서도 복 받으려는 이기적인 교회, 손해 안 보려고 아등바등하는 교회, 세상을 정죄하고 손가락질하는 교회, 네 편 내 편, 편 가르기 하는 교회, 부동산 늘리기에 힘쓰는 교회, 세습하는 교회.  안 좋은 것만 너무 나열했나요? 불신자들이 볼 때 좋은 것은 없을까요? 부활절 달걀 나누어 주는 교회, 전도 대축제에 초청받아 가면 선물 주는 교회,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선물과 성금 주고 대문짝만 하게 사진 찍고 선전하는 교회. 아! 이것도 부정적인가요? 제가 너무 부정적인가요?


하나님은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화목하는 직분을 주셨습니다. 세상의 죄를 세상에 돌리지 아니하고 화목하게 하셨던 그리스도의 화목하는 직분을 감당하는 교회 어디 없나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심같이 세상 죄를 짊어지는 교회 어디 없나요? 동성애니 뭐니 하면서 손가락질하고 정죄하는 교회는 많은 것 같은데 그들을 품에 안고 눈물 흘리는 교회 어디 없나요? 내가 채찍에 맞음으로 죄인들이 소생하고, 내가 무릎 꿇고 눈물 흘리므로 세상이 감동하는 그런 교회 어디 없나요?


하나님께서는 지금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찾고 있습니다. 맡겨준 직분을 따라, 세상과 소통하려고 힘쓰고 애쓰는 교회가 어디 있는가 찾고 있습니다. 마치 예레미야 선지자가 눈물 흘리며 의인 한 명을 찾듯이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울면서 한 교회를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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