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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l 29. 2019

타자는 누구인가?

사랑은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2

“헉! 헉!”

숨이 목까지 차올랐다. 다리는 풀리고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속 뛰었다. ‘언니는 꼭 이겨야 한다.’ 주애는 마음으로 다짐하면서 뛰었다. 마침내 언니를 추월하고 결승선을 넘었을 때, 주애는 전교 5등을 하였다. 전교생 단축 마라톤에 참여한 둘째 딸 주애의 고백이었다. 그 말을 들은 언니는 정작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반인 성애는 동생과 경쟁하겠다는 마음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 다 큰 것일까?


성애와 주애는 어려서부터 경쟁하고 갈등하고 싸우기를 밥 먹듯 하였다. 외식하러 나갈 때면, 둘은 언제나 의견이 엇갈렸다. 하나가 ‘중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하면 다른 하나는 ‘중국 음식은 절대 안 먹겠다 한식을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난감하였다. 매사 이런 식이었다. 나는 염려가 되었다. 둘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서로 싸우고 갈등하면, 어떻게 할까? 나는 고민하였다. 특별히 주애는 언니를 이기려는 마음으로 가득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도 언니를 이기고 싶은 마음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 본래 공부와 담쌓고 지내던 둘째였다. 언니가 1등으로 졸업했으니 자기도 1등으로 졸업해야 하고, 평점도 언니보다 높아야 했다. 누가 공부하라 시키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공부하더니 결국, 언니를 넘어섰다. 그리고 원치도 않은 학문의 길을 걸으면서 지금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어느날 둘째가 고백하였다. 

“아빠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공부를 잘하고, 또 공부에 취미가 있던 언니는 대학 졸업 후 취직해서 잘 사는데, 나는 왜 이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지?”


다행히 두 딸은 지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되었다. 돈을 버는 언니는 늘 동생을 알뜰살뜰 보살펴준다. 독일에서 석사를 마치고 캐나다로 박사 공부하러 올 때, 밴쿠버에서 토론토까지 달려가 가구며 살림살이 일체를 마련해 주었다. 그 후로도 물심양면으로 동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비행기로 4시간 거리에서 서로 떨어져 살지만, 마음은 언제나 가까이 있는 듯 보인다. 성애는 내게 전화를 걸어서, “요즘 주애가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받고 지쳐있는 것 같으니 아빠가 전화 좀 하라”고 충고한다. 방학 때면 자기 집으로 불러 쉬게 한다. 나는 둘을 보면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남으로 대하지 않고 가족으로 대하셨다. 우리의 모든 문제, 고민을 다 들어주시며 우리 편이 되어주셨다. 지금도 주님은 그렇게 하신다. 심지어 우리의 잘못과 죄악을 모두 담당하시고, 대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주님은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셨다. 


그리스도인은 주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이다. 그리고 아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자들이라 할지라도, 그들도 언젠가 하나님 품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 믿으며, 그들 역시도 형제와 자매로 대하라고 하셨다. 만일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면, 만일 우리가 주님의 형제라면, 주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자기의 유익을 구하는 사람은 주님의 가족이 아니다. 주님의 형제자매는 타인을 타자로 보지 않고 가족으로 본다. 


현재 우리 주변에 타자는 누구인가?

정치적 색깔이 다른 사람은 타자인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타자인가?

남편 하나 믿고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한국 땅으로 시집온 외국인은 타자인가?

탈북민이나 조선족은 타자인가?

외국인 난민은 타자인가?

외국인은 타자인가?

열방과 모든 민족과 언어를 하나로 묶어서 하나님의 가족으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웅대한 비전에 동의한다면, 타자는 없어야 한다. 

내게 타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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