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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Oct 08. 2020

시기심 다스리기

“시기심은 우리와 다른 사람을 갈라놓는다. 이는 그리스도의 몸을 송장으로 만드는 셈이다. 시기심에 빠진 우리는 마치 굶주린 맹수처럼 서로 뜯어 먹게 된다.” - 크리소스톰


중세를 대표하는 작가 단테(Durante degli Alighieri, 1265-1321)는 그의 대표작 '신곡'에서 인간의 일곱 가지 악을 구분하였습니다.

'정욕, 식탐, 탐욕, 나태, 분노, 시기, 교만’입니다.

그 중 시기심은 '어떤 대상에 시선을 던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기심은 죄 된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성품 중 하나입니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하여 돌로 쳐 죽였습니다.

탐욕이 소유에 대한 것이라면, 시기심은 그것을 소유한 대상에 대한 나쁜 마음입니다.

시기심은 상대가 가진 물건, 지위, 자격을 다 빼앗아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파괴하고 죽여버려야 끝이 납니다. 

문제는 상대방을 파괴하고 죽인다고 해서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상대방은 없어졌는데 악한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자신을 괴롭힙니다. 

가인은 일평생 아벨을 죽인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였습니다.

다윗의 아내 미갈을 빼앗고 그의 모든 자격과 소유를 박탈하였습니다.

다윗을 광야로 내몰아 폐인이 되게 했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윗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무더운 광야를 헤매었습니다.

시기심은 다윗을 망친 것이 아니라 사울 자신을 망쳤습니다.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에서 모차르트를 시기하는 궁정 악사 살리에르가 나옵니다. 

그는 신앙이 투철한 사람이었지만 시기심에 사로잡힙니다. 

경건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모차르트가 명곡을 쓸 때마다 몸부림쳤습니다. 

그는 모차르트를 시기하였고 마침내 죽이는 데 까지 갑니다. 

시기심은 타인을 죽일 뿐만 아니라 자신도 파멸로 몰아갑니다.

살리에리는 신앙심도 잃고 악마로 변합니다. 

시기심을 해석한 영화입니다. 


정신분석학자 멜라니 클라인( , 1882-1980)은 평생 시기심의 문제와 씨름하였습니다. 

그녀는 어릴 적에 사랑했던 오빠와 언니를 잃고, 나중에는 아들 한스를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녀는 결혼에 실패하였고 평생 우울증과 공포증으로 고생하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면서 심리적으로 분석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녀는 정신분석학에서 답을 찾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녀는 본인의 유년 시절 감정을 철저하게 분석하므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유아 때 고통과 기쁨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어른이 되었을 때의 근본적인 삶의 모습이 결정된다.”

“유아는 사랑의 능력이 충분히 계발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기쁨을 경험하며, 이러한 기쁨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만든다.

프로이트는 젖을 먹을 때 유아가 느끼는 행복을 성적 만족의 전형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이때의 경험이 성적 만족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느끼는 모든 행복의 기초가 되며 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시기심과 감사”라는 책을 통해 감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시기심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해독제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감사는 타자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타자를 인식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곧 자신도 불완전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을 괴롭히고 죽이려는 마음을 완화하는 출발점은 사람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기독교적으로 표현하면 인간이 죄인임을 철저히 인식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의인이고 상대방은 죄인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죄인임을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죄성을 철저히 깨달을 때 복수심을 동정심으로 바꿀 수 있으며, 나아가 주어진 상황을 감사함으로 승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녀의 정신분석학적 해법이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도 그녀는 우리에게 한가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감사의 능력입니다.

일반적으로 감사는 받은 은혜와 복이 클 때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러나 그건 불신자들도 느끼는 감정입니다.


멜라닌은 감사의 다른 측면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인간의 죄 되고 악한 본성을 인정할 때 진정한 감사가 나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역설적 감사요. 본질적 감사입니다.

그런면에서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을 받고, 죄 용서함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시기심을 치료하는 강력한 처방 약을 받은 셈입니다.

자기 죄는 용서받았는데 타인의 허물과 잘못은 용서하지 않고 삐딱한 마음, 시기심으로 타인과 자신을 파괴하는 죄를 저지르는 그리스도인이 가끔 있습니다.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심판하는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저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닮아 사랑으로 은혜로 죄인을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다 죄인입니다. 


참고도서

1. 톰 버틀러보던,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이정은 옮김, (흐름출판;서울) 2009년

2. 고명섭, '담론의 발견', (한길사;서울) 2006년

3. 김형경, '천개의 공감' (한겨레출판;서울) 2006년

4. 조의완, 'iChurch 시대의 일곱가지 치명적 죄악' (대장간;대전) 2012년


https://youtu.be/kOEYpIEHy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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