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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이 Aug 02. 2020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

밀라 논나 처럼...


  나는 갓 20살을 넘긴 시절 싸이월드에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내 소개 글에 적어 둔 적이 있다. 여행을 즐기고, 잘 다루는 악기가 하나 있고, 방글방글 잘 웃는 그런 귀여운 할머니 말이다. 지금도 같은 마음이지만 그때는 막연히 나의 늙은 모습을 상상하며 그런 바람을 가졌다면 지금은 그런 바람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디어 철이 든 것인가?)


  그러려면 먼저 건강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건강관리를 하지 않으면 얼마 남지 않은 불혹의 나이를 맞이 했을 땐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잘 먹고(많이 먹는 것 말고), 잘 자고, 운동도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본 건강에 관한 책에서 살이 쪄서 건강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라고 했다. 요즘 건강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작은 습관들이 모여 점점 건강해지면 체형도 바뀌면서 목표하는 체중까지 무난히 내려갈 것이라 기대한다. (진짜로 몇 달간 습관들이기를 연습하며 꽤나 체중이 줄었다.) 그렇게 좋은 습관으로 살아가면 할머니가 되어서도 거뜬히 여행을 떠나고 즐길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가끔 취미로 연주하는 우쿨렐레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 무엇이든 편하고 즐거운 정도만 하면 그냥 그 정도의 실력만 갖게 되고 그만큼의 애착만 가지게 된다. 하지만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임계점을 돌파해서 누군가에게 들려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갖게 되면 그만큼 애착도 강해 질 것이다. 그러면 오래오래 할머니가 되어서도 자신 있게 즐기면서 연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돈이 있어야 한다. 벌이도 더 좋아져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재테크로는 한참 부족하다. 여러 경제서를 읽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소비습관도 들여야 할 것이다. 오래전 외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거동이 안될 때 간병인을 고용할 돈은 꼭 내가 갖고 있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식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도움을 청해도 그 돈은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에서 '밀라 논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명숙 님의 채널을 즐겨보고 있는데 영상을 보면 그녀의 사소하고 작은 습관들이 어떻게 그녀의 삶을 채우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녀는 자신을 할머니라고 칭하면서 (밀라 논나도 밀라노 할머니라는 뜻) 귀감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전해 주는데 나도 그녀처럼 심플하고 귀여운 할머니로 나이 들고 싶다. 


죽는 날까지 스스로를 지키고
제 권리를 행사하며 
자주권을 잃지 않는 노인만이 
존경받을 수 있다.
- 키케로(Cic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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