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뱅이 Aug 20. 2020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다

손톱 밑에 가시가 가장 아프다.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다. 


오늘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다. 우리 집에서 불과 몇 킬로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화기에 불이 났다. 여기저기서 온갖 소식들이 날아든다. 동선부터 그 주변 지인과 확진자와 마주쳤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들여오더니 나중에는 이야기가 돌고 돌아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있었던 한 집회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그 영향이 우리 동네에까지 미친 상황이었다. 이미 5개월 가까이 들어온 '코로나'라는 단어와 이제 좀 잦아드는 것 같은 '확진자'라는 단어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하니 다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우울한 감정과 분노의 감정이 밀려온다.


아이들 학원은 다시 휴원에 들어간다고 하고, 학교에서도 격일 등교는 유지하지만 원하는 경우 긴급가정학습 신청이 가능하다며 서류는 추후에 받겠다는 공지 문자가 왔다. 내가 갔던 반찬가게, 아이와 들렀던 문구점, 오며 가며 보는 가게의 상호들이 동선이라는 이야기들이 들려오자 내 안에 불안감은 말할 수 없게 증폭됐다.


이제는 마스크가 일상이 되었고, 손 씻기와 손소독제는 습관이 되었다. 나름 의연하게 잘 대처하며 고비를 넘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가 오가는 길목에 나타난 확진자 소식에 다시 칩거생활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손톱 밑에 가시가 가장 아프다고 했다. 서울에서 다시 많은 확진자고 나왔다고 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불안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내 코앞에 다가오니 훨씬 더 두렵게 느껴진다.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작은 땅덩어리지만 그것이 내 코 앞에 올 때까지는 그 두려움이 피부로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식'이라는 단어를 듣고 싶어 하지만 코로나의 '종식'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우리가 미세먼지에 익숙해졌듯 코로나도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익숙해져 갈 것이라고 한다. 다시 이전의 우리 일상이 돌아오지 않는 다면 열심히 개인 방역에 철저히 하고 마스크의 일상을 유지하며 스스로 해쳐나가야 하는 것 밖에는 것인가.. 




작가의 이전글 엄마 빨리빨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