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웨이(7월 15일)

속도 늦추기의 힘

by 사월
자기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명상이 준 선물이었다. 혼란스러운 삶이 자기 탓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인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소리였지." 그는 그 목소리를 이렇게 묘사했다. "예전의 멍청이에서 벗어났어. 더 부드럽고 더 친절하게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알게 됐거든." 놀랍게도 "더 부드럽고 더 친절한" 방식은 효과가 있었다.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웨이-심화편>-

[2주 차 두 번째 미션]

속도를 늦추면 인도받음과 영감을 향한 문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을 다그치지 않을 때,
역설적으로 갑자기 어디에선가 빠른 속도로 답이 온다.

자신에게 가하는 압박을 가볍게 할 방법을 내면에 물어보라.

휴식이나 낮잠이 필요할까?
마감 기한을 미룰 수 있을까?
자신에게 아무 요구도 하지 않는 기대 없는 날을 하루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답이 들렸는가? 한번 시도해 볼 수 있겠는가?


오늘은 카모메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다. 퇴사 후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왕언니 환갑 때 영화 카모메의 배경이 된 북유럽에 같이 가기로 약속한 모임이다.


11시 30분에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회사에는 연가를 냈다. 점심시간에 하던 운동은 오전 8시로 예약했다. 나는 회사에 출근하듯 필라테스 센터로 가서 운동하고 집에 와서 씻고 준비하면 되었다. 계획이 틀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운동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는데, 7시 35분에 화장실에 간 첫째가 40분이 넘었는데도 안 나온다. 첫째를 보낸 뒤 운동을 갈 예정이라 첫째 나오길 기다려 본다.


'50분까지 등교해야 하는데 왜 안 나오니? 폰 보고 있니? 지금 몇 신 줄 아니? 생각이 있는 거니?'

이렇게 다다다다 말하고 싶지만 속으로만 삼킨다.(한 템포 늦췄다. 다행이다.)


기다려도 안 되겠길래 한마디 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에 안 좋으니 일단 나와. 지금 20분 넘게 앉아 있었어."


첫째는 지금 출발해도 지각이다. 담임선생님께 문자를 보낸다.

"선생님 애가 배가 아프대서 아직 등교를 못 하고 있어요. 약 먹여서 보낼게요."


첫째는 결국 배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가겠단다.

'뭐? 화장실 배로 아픈 것인데 이걸로 결석을?'

그건 안 될 말이다. 병원 진료받은 뒤 학교에 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이미 내 운동은 물 건너 갔다.(괜찮다, 괜찮다. 이런 날도 있다.) 셋째도 어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 별효과가 없어서 다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겠기에 같이 병원으로 향한다.


그나저나 오늘은 웬일로 둘째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일어나 학교에 갔구나. 그래 한 명이라도 숨통을 틔워 주니 고맙다.(어제는 둘째가 지각했다.)


병원에 갔더니 첫째는 장염 초기 증상 같다고 한다. 셋째는 차도는 없지만 나빠지지 않았으니 먹던 약을 그대로 먹으면 되겠다고 한다. 다행이다. 첫째 학교 보내고 셋째 유치원을 보낸 뒤 집으로 향했다.


간단히 준비해서 집을 나섰다. 11시쯤 비가 올 수 있으니 우산을 챙겨 가라는 남편 말을 듣고 우산도 착실하게 챙겼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카모메 친구들이 모였다.


오늘 운동 갔다가 온 거예요?

아뇨. 이런이런 일이 있어서 못 갔어요.

아휴 아침부터 바빴겠네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서로의 현재를 응원해 준다.

일상에서 수시로 찾아오는 조급한 마음이 발길을 멈췄다.

마음이 느슨해진다.


달달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아침의 일들이 아주 사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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