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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Mar 13. 2023

[공개 일기] 월요일: 회사는 다니기 싫지만...

2023년 3월 13일


아.. 월요일은 생각만으로도 그냥 피곤해. 그래도 가끔은 좋아. 주말 동안 세 아이들과 함께 복닥복닥한 시간을 보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회사에서는 나만의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거든.

내가 다니는 회사는 키보드 소리도 다 들릴 만큼 참 조용해. 그래서 항상 조용조용 걷고 자판도 조심히 쳐야 하지만, 이곳에서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을 나는 언젠가부터 좋아하고 있어. 회사 다니는 건 싫지만, 회사 내에서 이런 고요한 시간은 좋아해. 참 모순적이지?


울 집 5살 초록이도 월요일을 싫어해. 월요일에는 어린이집에 가야 하거든. 일요일 밤에 잠이 들 때쯤 초록이는 내 손을 꼭 붙잡고 이렇게 말해.

"엄마 월요일에 회사 가지 마요."

"엄마도 안 가고 싶어. ㅜㅜ"


초록이는 엄마가 회사를 안 가면 자기도 어린이집에 안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어. 엄마가 회사에 가는 날은 초록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날과 동일하거든. 초록이 기준으로 말이지. 엄마가 가끔 회사 가는 척 나갔다가 연차를 쓰고 콧바람을 쐬고 오는 날도 있다는 걸 초록이는 모르겠지? ㅎ


월요일이든 금요일이든 회사에 출근하면 내 루틴은 비슷해. 메일을 확인하고, 신문 스크랩을 몇 개 읽은 뒤, 컵 2개에 각각 다른 티백을 넣어 차를 우려 놓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하지.


스크랩 기사를 읽는 것도 업무에 속하는 거냐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려. ㅎ 우리 기관의 스크랩 기사를 읽는 건 당연히 업무의 하나이지만... 다른 소속 기관의 스크랩 기사를 읽는 건 업무는 아니야. 그냥 내 즐거움이야. 난 주로 도서관의 스크랩 기사를 읽어. 이 기사에는 도서관 소식, 작가 소식, 신작 소식 등 다양한 소식이 들어 있거든.


도서관 스크랩 기사를 읽고 나면 읽고 싶은 책이 마구마구 생기고, 가고 싶은 도서관도 생겨. 요즘은 산이나 공원에 책 쉼터가 많이 생기고 있더라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도  책 쉼터가 생긴다고 하니 날이 따뜻해지면 그곳에 가 보려고.


오늘 기사를 읽고 메모해 둔 작가는 '황영미' 작가야. <체리 새우: 비밀글입니다>, <모범생의 생존법>을 쓴 작가지. 물론 나는 아직 두 권 다 읽지 못했어. <체리 새우: 비밀글입니다> 이 책은 몇 달 전에 괜찮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추천을 받았는데, 아직도 못 읽은 거 있지? 읽고 싶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으려고 준비해 놓은 책이 계속 쌓이는 중이야. 사실 <체리 새우: 비밀글입니다>보다는  <모범생의 생존법>이 더 끌려서 이걸 먼저 읽어볼 생각이야. 이번주에는 이 책을 위해 시간을 내 봐야겠어.


매일 1권씩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 아니 그럴 시간이 매일 주어지면 좋겠어. 글도 쓰고 싶고 책도 읽고 싶은데, 항상 시간이 모자라. 근데 아마도 시간이 많이 주어져도 나는 시간이 모자란다고 투덜대고 있을지도 몰라. 하고 싶은 게 넘쳐나니 그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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