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달님이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둥그런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자고 했다.
작은 두 손으로 달을 슬며시 바라보던 아이는
내게 말했다. "엄마, 그런데 달님은 뭘 좋아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랐다.
잠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 달님은 뭘 좋아할까?
네 생각엔 뭘 좋아할 거 같아?" 했더니
돌아오는 아이의 대답,
"음.. 빛이 나는 거 좋아할 거 같아."
"와.. 너무 예쁜 표현이다.
달님이 환해서 그렇게 생각했어?"
"응."
여태껏 둥글둥글 보름달이 뜨면
내 소원을 빌기에만 바빴을 뿐,
수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듣고 있는
달의 입장에서는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 이런 생각은 해봤다.
달 속에 정말 토끼가 절구를 찧을까?
달에서 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정도의 생각은 해 본 적이 있다.
달이 좋아하는 것이라니..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생각해봤을까?
내 아이는 무엇을 좋아할 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왜 진심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나는 철저히 내 입장에 서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함께 하면
아이들도 좋아하겠지 하고
어리짐작을 했을 뿐이었다.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는 지
좋아하지 않는 지 잘 알지 못한 채.
그저 아이들과 함께
내가 원했던 모습으로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자기 만족을 해왔다.
지금까지도 말이다.
밤이 어둡다고 부쩍 무서움이 많아져서
밤에 잠이 쉬이 들지 못하는 둘째 아이는,
둥글고 환한 보름달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나의 말에
금세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보름달이 아이에게 속삭였을까?
무서워하지 말라고.
나는 너를 환하게 비춰주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고.
그리고 나에게 물어봐 주어
고맙다고 말이다.
정말이지,
달님은 무엇을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