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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Apr 07. 2021

#2 아무것도 없는 현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우리 집의 현관에는,


아이들 신발 2~3켤레

+ 유모차 자전거

+ 부부 신발 2켤레가

늘 현관에 있었다.


자전거가 현관의 복잡함에 한몫을 했고,

늘 나와있는 신발들로

현관은 복잡했고, 지저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더 이상

유모차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무조건 걸어서 나간다는 아이 덕분에(?)

드디어 유모차 자전거를

베란다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현관 정리.


신발을 정리하려고 신발장을 열었는데

현관에 나와있는 신발을 넣을 자리가 없었다.


신지 않는 신발,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신기려고

잘 모셔둔 신발,

낡은 신발들이 서로 뒤엉켜

신발장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리고,

버리고,

기부하고,


단 몇 켤레만 정리했을 뿐인 데에도

현관에 나와 있던 신발을

신발장에 넣을 수 있었다.


신지 않는 신발도

버리는 게 정답이구나


내 신발은 계절별로 신는 신발만 남겨두었다.


신을 만큼 충분히 신고

바꿀 것이라는 마음으로.


텅 빈 현관을 보니 닦고 싶어 진다.

텅 빈 현관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공간을 비운다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을 자꾸 내려놓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비움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마음이 남을까.



@ 현관을 비우고 고요를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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