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까지만 해도
우리 집의 현관에는,
아이들 신발 2~3켤레
+ 유모차 자전거
+ 부부 신발 2켤레가
늘 현관에 있었다.
자전거가 현관의 복잡함에 한몫을 했고,
늘 나와있는 신발들로
현관은 복잡했고, 지저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더 이상
유모차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무조건 걸어서 나간다는 아이 덕분에(?)
드디어 유모차 자전거를
베란다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현관 정리.
신발을 정리하려고 신발장을 열었는데
현관에 나와있는 신발을 넣을 자리가 없었다.
신지 않는 신발,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신기려고
잘 모셔둔 신발,
낡은 신발들이 서로 뒤엉켜
신발장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리고,
버리고,
기부하고,
단 몇 켤레만 정리했을 뿐인 데에도
현관에 나와 있던 신발을
신발장에 넣을 수 있었다.
신지 않는 신발도
버리는 게 정답이구나
내 신발은 계절별로 신는 신발만 남겨두었다.
신을 만큼 충분히 신고
바꿀 것이라는 마음으로.
텅 빈 현관을 보니 닦고 싶어 진다.
텅 빈 현관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공간을 비운다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을 자꾸 내려놓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비움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마음이 남을까.
@ 현관을 비우고 고요를 되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