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보존의 법칙

지금 무슨 일 하세요?

by 솔트다움 박연희

감사일기 Day 8


"지금 무슨 일 하세요?"

"그냥 이 일 저 일 해요."


"회사 다닌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만둔 지 꽤 됐죠."


지금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에 대답할 말이 이리도 불분명하다니. 노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세상이 다 아는 직업도 아닌. 코치가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딱히 코칭만 하는 건 아닌데? 블로거? 그렇다기엔 포스팅이 제멋대로이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전자책이지만 작가? 이모티콘 작가? 도대체... 다 푼돈들...


회사를 그만두는 날, 사람들에게 한 말이 있다. 난 내일부터 후회할 것 같다고.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기도 아닌 말이기도 한 것이 되었다.


일을 하고 싶을 땐 밤을 새우면서 하고 하기 싫을 땐 마냥 논다. 수입? 이러나저러나 잘 안 쓰고 산다. 애들 얼굴 쳐다보며 바보처럼 엉덩이로 이름 쓰기하며 놀기도, 영상 틀어주고 내 일을 하기도 한다. 애들 때문에 그만두었다고 하기엔 너무 제멋대로이다.


내 직업을 설명할 수 없는 순간에는 살짝 옛날이 아쉽다. 막상 회사를 다닐 때는 바빠서 일과 관련 없는 사람을 만나 내 직업을 소개할 일이 없었다. 그만두고 나니 소개할 일은 많아지고 대답은 애매해졌다.


그.래.도


지금이 좋다. 지치면 쉬고, 쉬다 보면 다시 일을 벌일 힘이 생긴다. 별게 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괜찮다. 괜찮다. 다 잘될 거다.


오늘의 감사

1. 오랜만에 머리를 했다. 파마가 잘 나왔다. 오래가겠지.

2. 신랑이 지인을 만나 인생 조언을 들었다. 좋은 인연 허락하심에 감사.

3. 위로를 받았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애 낳고 살다 보니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가 백만 가지이다.

4. 사람들에게 식사 대접을 잘하는 신랑의 넉넉한 마음에 감사.


감사로 인해 달라진 일상

1. 속이 조금 시원해졌다.

2.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3. 하고 싶은 게 다시 많아졌다.


세상살이는 태도가 전부다. 중심 잡기 참 쉽지 않지만,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다. 중심 잡으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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