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친구 사귀기

너에게는 쉽고 나에게는 어려운 일

by 솔트다움 박연희


늘 친구가 고픈 아이. 놀고 또 놀아도 아쉬운 너. 반에 아는 친구가 없다고 했을 때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친구를 사귈 시간이 없어"

"쉬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화장실만 가는 시간이래"


코로나로 바뀐 마음 아픈 광경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을 뿐 여전히 걱정은 되지 않았다.


"엄마 친구가 생겼어!"

"그 친구가 나한테 와서 친구 하자고 했어!"


그렇지. 다른 친구들도 사귀어 보라고 했더니 그다음 날은 그 친구와 단짝 친구를 하기로 했다 한다. 그 또한 잘했다.


"친구랑 같이 혼자 있는 친구들한테 가서 친구 하자고 해. 엄마가 보니까 우리 서영이한테 친구가 생겨서 학교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다른 친구들도 적응 잘할 수 있게 도와줘."


그때부터 쉬는 시간 5분을 이용해서 하루에 한 명씩 친구들을 사귀고, 새 친구들 이름을 이야기해 주는 너. 항상 느끼지만, '네가 나보다 낫다'.




둘이 노는 것을 보니 두 아이가 참 닮아있다. 양말, 코트를 벗어 뒤집어 던져놓는 것까지. 잔소리와 챙김을 두 아이 모두에게 동시에 하면 되니 참 효율적일뿐더러 친구와 같이 듣는 잔소리라 기분 상해하지도 않는다. 평소 역할놀이할 때 엄마한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는 아이가 새로 사귄 친구랑 같이 바보 같은 목소리도 내 가며 역할놀이를 한다.


아이와 아이의 친구가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보다 더 신기한 것이 있다면...


사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한 가지 기도를 했었다. 아이가 신앙생활하는 가정의 아이랑 친구가 되게 해 달라고. '인성이 좋고 서로 상처 주지 않고...' 등등의 세세한 기도가 필요 없을것 같았다. 서로 실수하는 일이 혹여나 있더라도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기준, 중심이 있으니 아이 친구의 엄마와 이야기할 때도 긴말이 필요 없을 것 같았.


아이 친구의 엄마와 교문 앞에서 만나게 되어 번호를 주고받았다. 아이와 함께 달라진 스케줄에 적응하느라 내가 한 기도를 잊고 있었는데... 집에 가서 그 엄마의 카톡 프로필을 보니 성경 말씀이 적혀있었다. 등에서 전율이 올라왔고, 헉소리가 절로 나왔다.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이모저모로 이야기도 잘 통하고, 무엇보다도 신앙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기도 응답이 놀라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그런 기도를 한 것부터 나 스스로의 지혜가 아니었고 순간 번뜩였던, 이끄심에 따라 하게 된 기도인 듯하다.


알고 보니 나와 동갑이기까지 한 아이 친구의 엄마.

애 덕에 내가 동네 친구가 생기려나보다.


그렇다고 갑자기 친하게 지내기는 뭣한 다 자란 어른들이지만 그래도 아이 덕에, 기도 덕에 나까지 학부모로서의 시작이 무섭지 않게 되었다. 또 알고 보니 아는 동네 언니랑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고 동네에 아는 사람이 많은 엄마라 얼떨결에 아웃사이더를 면했다. 그렇다고 내가 엄마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성격은 못되지만 이만하면 딱 좋다.



입학은 네가 했는데 나까지 함께 자란다.

네한 발자국 뒤에서, 너를 졸졸 따라가며 부쩍 커가는 너를 보고 나도 따라 부쩍 큰다.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너를 키워가며 채워진다.


이렇게 채워지고 성장한 내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기대가 된다.

엄마라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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