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 있어야 학습 효율이 높아진다?
사실 이미 어른이 된 애미의 마음이 종종거릴 뿐 사실 아이들은 마땅히 놀아야 할 시절이 맞긴 하다. 우리 어린 시절만 생각해봐도 손이 꽁꽁 얼어도 잡기 놀이, 고무줄놀이, 땅따먹기를 하며 하루 종일 골목에서 놀다가 날이 어둑해질 때쯤이 되면 뿔뿔이 흩어지곤 했었다. 이내 학원 뺑뺑이가 시작되었지만 그것도 좀 더 커서의 일이었던 것 같다. 학원을 다닌다고 학원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도 없다. 예전에는 학원보다 학교의 권위가 더 컸었던 때라 학교 숙제가 우선이었고 공부를 많이 시키는 담임 선생님만 만나지 않으면 그야말로 쉬는 시간 하교 후 할 것 없이 놀기에 바빴다. 영어를 다 커서 배웠다고 큰일이 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탱자탱자 놀다가 하고 싶은 맘이 생길 때 코박으면 되는 것이 수학이었다. 그리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 이리 놀아도 되는 건데.. 뭐가 그리 조급한 걸까. 아직 10살도 안되었는데.
조급증도 병이다. 내일에만 조급증이 생기면 그나마 괜찮은 거고 식구들을 들들 볶기 시작하면 중증인 거다. 치료가 필요하다. 멀리 보고, 입장 바꿔 생각하고, 할 말을 한차례 꼭 참아보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친구들에게 싫은 소리 할 줄 모르는 큰아이에게 "어떻게 그 상황에 괜찮을 수 있어?"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아이의 답은 "크게 심호흡을 하면 괜찮아져"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화를 내면 친구들이 줄어들어. 나는 친구들이 줄어드는 게 싫어" 반은 맞고 반은 틀린듯한 아이의 이야기를 며칠째 곱씹고 있다. 아이들을 들들 볶고 있다면 내 속이 괜찮지 않아서이다. 심호흡을 하자. 맘이 조여 온다고 자꾸 화내면 아무리 식구라도 맘이 떠날지도 모르니까.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나 놀아도 돼?"라도 묻는 아이. 놀아도 놀아도 놀꺼리가 있는 아이가 신기하기만 하다. 저 기세로 뭐에만 하나 꽂혀라 바랄 뿐. 책 한 권만 읽고 놀라 하니 얇디얇은 그림책 한 권 뚝딱 해치우고 이내 140개짜리 포켓몬 피규어를 잡는 아이. 그래 놀아라. 맘껏 놀아라.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라는 수필 같은 이야기는 못하겠어. 하지만 크게 심호흡을 해볼게. 행복해하는 너희들 얼굴 보며 지금 많이 웃어둘게. 조금 힘든 시기가 와도 같이 그 힘으로 버틸 수 있게. 힘든 시기가 안 오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