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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다움 Dec 29. 2023

'목적이 있는'  쉼 디자인

목적의 끝에 있는 것

쉼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해 놓고 굳이 그 앞에 '목적이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넣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라는 말에 크게 감동을 받고 있는 시대에 쉼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니 참 시대를 못 읽어도 한참 못 읽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점점 더 살기가 어려워져서 그 무엇보다도 위로가 필요한 시기임을 알면서도 '제대로 쉬자'라고 '쉼에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삶의 허무주의를 피해 가고자 하는 의도만이 아니다. 우리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아낼 만한 가치 있는 존재들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를 그렇게 살게 하는 쉼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시간을 죽이는 쉼이 아니라 나의 하루를 살리는 쉼의 시간을 갖자라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10분


아침에 눈뜨자마자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하필이면 시간을 핸드폰으로 확인하는 잘못된 환경 세팅에 시간을 보고는 바로 메시지 알림 들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카톡과 새로운 SNS 피드들을 쭉 한번 넘기고서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일어나자마자 머릿속은 이미 나와 상관없는 것들로 복잡해져 있다.


VS.


천천히 일어나서 창문을 향해서 어깨를 펴고 섰다. 마음속으로 오늘도 건강하게 잠에서 깬 나를 칭찬하고 굳어있는 어깨를  들었다 내린다. 거창한 확언까지는 아니어도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라는 한마디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10분이 아니라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이 하루의 시작만으로 몸이 느끼는 피로는 많이 달랐다.


VS.


나는 일어나자마자 _______을 _______ 동안 할 것이다.



나만의 시간 확보 전략 : 틈새시간 활용


우리는 모두 시간 활용과 자기 관리에 있어서 이 틈새시간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손에서 종일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있다면 이 틈새시간조차 손에 핸드폰이 들려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끊임없에 뉴스를 확인하고 나도 모르게 정보의 파도를 타고 웹서핑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짧은 동영상들을 소비하고 딴짓으로 생겨난 잡생각이 알고리즘과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문다.

 

VS.


틈새시간을 활용하면 이 세상 못할 일이 없다. 그날 해야 하는 일들 중에서 틈새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따로 정해서 그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중요한 일이 아닌 오늘 '처리해야 하는 일'도 좋고 무언가 작성해서 보내야 하는 한 페이지 정도의 일의 분량은 틈새시간에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독서는 앞 뒤가 연결되어 맥락으로 이해가 되어야 하는지라 같은 페이지를 다음번, 또 다음번에 다시 읽게 되는 일이 생겨서 적절하지 못했던 경험이다. 오히려 짧은 글쓰기가 틈새시간에 하기 좋았던 경험이 있다.


VS.


나는 틈새시간마다 _______를 해서 _______을 달성해 보겠다.



그렇게 확보된 나만의 '쉼 시간'에 난 무엇을 할 것인가?


커피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커피를 타 놓고 끝까지 마셔본 적이 거의 없다. 위가 좋지 않은 내 몸뚱이에게 한 모금 한 모금이 버거웠나 보다. 커피 대신 쓴 홍삼차를 한잔 타서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글을 쓴다. 하루종일 머리 터지게 처리할 일들에 발 동동 거리고 다는 아니지만 얼추 정리가 되어가니 드디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덤블도어의 펜시브처럼 머릿속에서 실을 뽑아내듯 뽑아내 정리하고 싶었던 온갖 생각들과 기억들을 어딘가에는 한 줄 한 줄 뽑아 놓고 싶었나 보다. 정리되지 않고 떠도는 생각들이 그러다 없어질까 계속 생각하느라 머리를 더 짓누르기 마련이니까. 


글쓰기의 쾌감은 뭐니 뭐니 해도 발행 혹은 목표한 분량을 다 써내는 순간이다. 다시 읽으면 말이 안 될지언정 떠도는 생각들 어딘가엔 담았다 생각하면 안도감이 들고 빼내도 빼내도 더 빼낼 것이 있다는 것 또한 내 자존감을 마구 올려준다. 그래 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한계 따윈 없다. 


내일은 조금 밝을 때 이런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땐 꽁꽁 싸매고 잠시 걸어봐야지 날숨에 온갖 스트레스를 날리고 들숨에 새 기분 새 기운을 담아야지.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내 속도는 매우 바람직하다. 


나는 _________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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