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문장(文章)

by 파르헤시아

정(情)이 없는 사람은 없다. 마음에 담긴 정(情)은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다. 정(情)이 드러나 겉으로 표현된 것이 말이다. 표현된 말은 그 뜻이 전달되지 않을 수 없다. 표현된 말의 뜻이 전달되면 그것이 곧 문장이 된다. 그러나 그 말이 조리 있게 질서를 갖추지 않으면 문장이라 할 수 없다. 말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그 뜻을 분명하게 알 수 없는 것, 이 또한 문장이라 할 수 없다. 말이 전해져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살펴볼만한 것이 없다면, 이 역시 문장이라 할 수 없다. 말을 신중하게 삼가지 않아 사람의 마음을 산만하게 하는 것, 말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그 뜻(志)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 말에 과장이 많아 감정을 흩트리고 흔드는 것, 말이 번잡하고 잡다하여 그 의미(意)를 모호하게 미혹하는 것, 이것이 문장의 네 가지 폐단이다. 군자는 이러한 글들을 가리켜 문장이라 하지 않는다.


-홍석주(洪奭周, 1774~ 1842), '원문(原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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