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사물의 실제 모습(眞景)은 생각하는 것이 듣는 것만 못하고, 듣는 것은 보는 것만 못하다. 혹 오래 전의 일이나 먼 곳의 일의 경우라면, 그 실상을 어떻게 볼 수 있고 또 알 수 있겠는가? 그것은 오직 문자(文字)에 달려있다. 그래서 바른 글을 일컬어 ‘마음의 그림(心畵)’이라고도 부른다. 사물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의 실제와 거의 같게 글로써 묘사하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읽으면 마땅히 범사에 도움이 된다. 그러할진대 만일 공허하게 문장을 꾸미고 멋지게 수식하여 실상을 제대로 형용해내지 못한다면, 설령 진실을 십분 표현했다 한들 그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 이익(李瀷, 1681~1763), '간용병서(諫用兵書)' 『성호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