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자아상실

by 파르헤시아

자아의 상실과 거짓 자아 간의 대치는 개인을 심한 불안상태로 빠지게 한다. 본질적으로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으로 반영된다. 이러한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는 회의감이 늘 따라다닌다. 자기 자신과의 동일성을 일부분 상실했기때문이다. 동일성의 상실은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상실된 자아를 대신한 거짓 자아는)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외적 상황에 순응하고 동화할 것을 강요한다. 그래서 타인에게서 자기 자신이 인정받고 수용되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함으로써 자기 자신과의 동일성을 찾는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타인의 기대 대로 행동한다면, 적어도 타인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자기 자신이 아닌, 자신을 평가하는 타인의 말을 믿음으로써,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근대사회에서 개인의 자동 기계화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의 무력함과 불안감을 증대시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에게 안전감을 느끼게 하고, 또 자기 상실에 뒤따르는 무력감과 불안감과 의혹을 해소해주는 새로운 외부의 권위에 쉽게 복종하게 된다.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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