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모먼트(senior moment)

나는 현재,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장점도 있다. 뭔가 생각나지 않으면 아이폰을 두들겨 구글로 검색해보면 된다. 중년 이후에 흔히 나타나는 일종의 건망증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로, 어느 순간 멍해지거나 아는 것마저 깜박 잊어먹는 '시니어 모먼트'(Senior Moment)는 지금 구글 모먼트(Google Moment)로 대체되고 있다. 구글 모먼트는 뭔가 더 현대적으로 보이고, 뭔가 더 행복하고 더욱 그럴듯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지 않은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자유자재로 함으로써 당신이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또 같은 탁자에 앉은 사람들이 구글 검색을 하는 내가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늙은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고 나 스스로를 속일 수도 있다. 머릿속에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는 일은 너무나도 간단해졌다. 덕분에 '시니어 모먼트'라는 끔찍한 순간은 이제 사라진 것이다. 잃어버린 말을 찾기 위한 머릿속 길고 긴 탐색의 그 순간, 속으로 끙끙거리며 수수께끼를 푸는 그 순간, 머리를 톡톡 치면 생각날 듯 말듯한 그 순간, 그저 손가락만 툭툭 튕기는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그 끔찍한 순간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순간이 오면, 구글 검색창으로 가서 까맣게 잊어버린 말을 찾아오면 끝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잊어버린 삶을 되찾아올 수는 없다....... 실패에 대해서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다.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앞으로도 언제든 얼마든지 또 다른 실패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노라 에프런(Nora Ephron 1941~2012) 수필집, 'I Remember Nothing: And Other Reflections'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