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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Jan 22. 2022

사랑의 이유

어떤 사람들은 마치 눈으로 소(牛)를 보는 것처럼 하나님을 보고, 마치 소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분을 사랑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소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은, 소에게서 나오는 우유와 치즈, 소고기 등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이익 때문이다. 이를테면 외적인 부요함이나 내적 위로를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할 때, 그 사람들은 하나님을 올바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친구가 있다고 하자. 만약 내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와 사귐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 때문에 아울러 내가 원하는 나만의 방식대로 사귀기 때문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 친구가 아니다. 오직 나 자신의 이익을 사랑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친구의 선함과 미덕 그리고 그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 때문에, 친구의 존재 그자체로 친구를 사랑해야 한다. 이처럼 친구를 사랑해야만 제대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진실로 사랑하는 것이다. 인간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덮고 있는 수많은 껍질들을 갖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우리 자신을 잘 모른다. 소나 곰처럼 두껍고 단단한 삼십겹 사십겹의 가죽 껍질이 우리의 영혼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장소로 가서 그곳에서 자신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항상 생각해야만 한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 1260-1327, 'The Essential Sermons, Commentaries, Treatises, and 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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