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향을 따릅니다. 사람은 나무와 같습니다. 당신은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해서 그 나무와 다툰 적이 없습니까?... 어느 날 아침, 나무의 껍질에서 나비의 고치를 발견했을 때, 마침 나비가 고치에 구멍을 내고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나비가 나오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는 조바심이 나서 나무에 몸을 구부리고 고치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내 숨결로 최대한 빨리 고치를 따뜻하게 데우자 순식간에 내 눈앞에서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고치가 열리자 나비가 천천히 기어나오기 시작했고, 나비의 날개는 뒤로 접히고 구겨져 있었습니다. 나비는 온몸을 떨며 날개를 바르게 펼려고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었습니다. 그 처절한 모습을 보았을 때의 공포를 나는 잊을 수 없습니다. 나는 그 위로 몸을 낮게 굽히며 숨을 몰아 쉬면서 나비를 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헛된 일이었습니다. 나비는 부단한 인내심을 가지고 고치에서 부화해야만 했으며, 날개를 펼치는 것은 햇볕 아래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어야만 했습니다.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내가 불어넣은 따뜻한 숨결 때문에 나비는 미처 때가 이르기도 전에 날개가 구겨진 채로 고치밖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나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가 몇 초 후 제 손바닥 위에서 죽었습니다. 그 작고 가녀린 몸이 가장 엄청나게 큰 무게로 제 양심을 짓누르고 있다고 믿습니다. 자연의 위대한 법칙을 어기는 것은 치명적인 큰 죄라는 것을 나는 오늘에서야 깨달았기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두르지 말아야 하며, 조급해해서는 안되며, 사람과 사물의 리듬에 확신을 갖고 자연의 섭리에 순종해야 합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 '그리스인 조르바(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