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기르기 초보자가 가장 많이 겪는 시행착오는 지나친 관심에 따른 과도한 물주기다. 여러 번 식물을 죽여 본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실내 식물의 성장이 더디거나 죽는 이유는 주로 과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과습은, '화분에 수분이 너무 많은 상태가 지속되어 흙속의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서 상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화분 속에 물이 배수가 되지않아 정체되어 고인 물이 통기가 되지않아 부패하고 그때문에 뿌리가 썩어서 성장이 멈추고 결국 식물이 죽는 것이다.
과습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다년간의 경험에 따르면 ① 화분의 통기성과 배수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화분의 배수구멍이 너무 작거나 충분하게 크지 않는 경우) ②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지 않은 흙을 사용한 경우 ③ 화분 주변 환경이 통풍(바람이 잘 드나드는 것, 바람이 통함)이 잘 되지 않는 경우 ④식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자주 물을 주는 경우 등등이 되겠다. 위의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반드시 과습이 발생한다.
물관리 요령
식물의 물관리는 각 가정의 환경 즉 온실, 베란다, 내실, 거실, 주방, 통풍, 햇볕, 습도, 온도, 공기 등등에 따라 물을 요구하는 주기(週期)가 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보편적인 물 주기(週期) 메뉴얼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의 물주기에 무턱대고 따르다 보면 자칫 식물을 과습으로 죽이기 쉽상이다. 각 가정의 환경이 다르므로 가장 확실한 물 주기관리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하여 식물 특성에 맞추어 젓가락을 화분에 찔러 넣었을 때 특정 깊이에서 젖은 흙이 묻어나오는지의 유무로 물주는 시점을 확인하면 되겠다. 몇 번 확인하다보면 자연스레 현재 환경에서 해당 식물에게 대략 며칠 간격으로 물을 주어야 하는지 체득할 수 있다.
화분의 통기성과 배수성 확보하기
화분의 통기성과 배수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화분 밑바닥에 배수구멍을 모서리의 지지대를 제외하고 밑바닥에 구멍(밑바닥의 2/3 정도, 토분, 플라스틱화분, 도기화분)을 크게 내거나, 아래 이미지처럼 도구를 사용하여 적당한 크기의 배수 구멍을 여러 개 확보하면 된다. 지지대는 아래 이미지처럼 생수 뚜껑이나 우유 뚜껑을 각 모서리에 접착하여 화분바닥과 지면에 통풍 공간을 확보한다.
만약 구멍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전동드릴이 없다면, 플라스틱 화분의 경우, 드라이버 같은 쇠꼬챙이를 불에 달궈 배수구멍을 크게 확장하면 되겠다. 토분이나 도기화분은 물에 담궈서 하루 정도 충분히 불린 후 전동드릴 혹은 망치, 나사못, 드라이버, 뺀치 등의 도구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큰 손상없이 바닥의 배수구멍을 확장시킬 수 있다. 만약 개조가 번거롭고 귀찮다면, 처음 화분을 구입할 때 통기성과 배수기능이 탁월한 화분을 구입하면 되겠다. 참고로 아래 이미지처럼 슬릿화분, 에어포트 화분(마술화분), 또는 밑바닥 거의 전체에 걸쳐 배수구멍이 있는 화분 등을 구입하면 된다.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은 흙의 확보
다년간의 반복된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한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통기성과 배수성이 좋은 분갈이 흙은 일반 원예용 상토(5)에 펄라이트(1), 경질 적옥토(4)를 5 : 1 : 4로 배합했을 때 가장 무난하였다. 그외에 식물 특성에 맞게 훈탄, 코코칩, 퇴비(거름흙, 부엽토), 피트모스, 수태, 바크 등등을 적당량 섞어주면 되겠다. 경질 적옥토는 일반 적옥토보다 더 단단하게 고온 열처리를 한 흙이다. 경질 적옥토를 사용할 경우 배수층은 따로 필요없고 화분밑바닥 배수 구멍을 막는 용도로 잘게 자른 스티로폼 또는 플라스틱 그물망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배합토를 채우면 된다.
참고로 시장에서 구입한 식물의 경우, 구입하고 바로 분갈이를 하지말고 구입한 식물의 흙 수분 상태에 따라 대략 4~10일 정도 키우고자 하는 장소에 두고, 식물이 현재의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준 후에 분갈이를 하면 환경변화로 식물이 몸살을 앓는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분갈이 성공의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실내공기정화식물 세 가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초보자가 물관리하기에 그리 까다롭지 않은 추천 식물은 실내 공기정화식물이다.
다년간 식물 킬러인 본인의 손길에서 제법 많은 식물들이 죽어나간 가운데서 끝까지 살아 남은 식물은 공기정화식물로, ①금전수, ②테이블야자, ③산세베리아 이 세 가지가 되겠다. 산세베리아와 테이블 야자는 창문이 가까운 책상 위, 금전수는 거실의 현관 입구 근처에 배치하여 키웠다. 이 식물들의 공통된 장점은, 공기정화식물이고, 반양지 혹은 반음지의 실내 환경에서도 무난하게 잘 자라며, 무엇보다 물관리가 까다롭지 않다는 데 있다. 때문에 초보자가 입문하기 가장 좋은 식물이다. 세 가지 모두 시장에서 배양포트에 담긴 2000원 짜리를 사와서 산세베리아와 테이블야자는 대략 2년, 금전수는 대략 1년 가량 키웠다.
▲왼쪽부터: 산세베리아, 테이블야자, 금전수
1. 금전수
금전수는 알토란같은 뿌리와 잎에 수분을 머금고 있기때문에 화분 전체의 흙이 거의 다 말랐을 때, 통상 한달에 한번 물을 주면 된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나무젓가락을 화분 바닥 근처까지 깊이 찔러 넣었을 때 젖은 흙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물을 주면 되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반양지의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 중에서 가장 강인하고 무난한 식물일 것이다.
2. 테이블야자
테이블야자의 물주기는 통상 일주일에 한번 주면 되는데, 가장 정확한 방법은 나무젓가락을 대략 3~4cm 깊이로 찔렀을 때 흙이 말라 있으면(젖은 흙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물을 주면 된다.
3. 산세베리아
산세베리아는 잎에 수분을 머금고 있는 다육식물이기때문에 물주는 주기가 길다. 금전수처럼 화분 전체의 흙이 거의 다 말랐을 때, 보통 한달에 한번 듬뿍 물을 주면 된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금전수처럼 나무젓가락을 화분 바닥 근처까지 깊이 찔러 넣었을 때 젖은 흙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물을 주면 되겠다.
나가면서
식물은 물을 주지 않아 말라서 죽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우 드물다. 식물도 인간처럼 과잉보호와 지나친 간섭 혹은 지나친 방임은 반드시 독(毒)으로 작용한다. 충분한 수분과 따사로운 햇볕이 어떤 식물한테는 축복일 수도 있고, 어떤 식물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식물을 죽이기 가장 쉬운 방법은 아침 저녁으로 물을 자주 주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아무리 환경이 열악할지라도 모든 성장의 여력과 발전 가능성의 씨앗들을 자기 안에 담고 태어난다. 그러나 어떻게든 원하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는 있어도 자기 안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생명체는 자라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람직한 양육 또는 돌봄의 시작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서 부터 출발한다. 물론 사랑과 관심은 그 토대다. 생명이 성장한다는 점에서 식물도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지는 인간에게든 식물에게든 생명력을 꺽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컨대 식물을 기르는 것은 생명을 돌보고 그 생명체의 생명력과 독립성을 키우는 사랑의 행위다. 다시말해 식물을 키우는 것은 곧 사랑과 돌봄의 기술을 갈고 닦는 훈련과 같다는 말이 되겠다.(2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