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로원 Apr 11. 2021

4. 아프리카의 초원을 본 적 있나요.

로원의 스펙트럼 - 1 Scenery

탄자니아의 이름 모를 국립공원


저 멀리 강가에 보이는 분홍 빛은 홍학 떼,
탁 트여서 어디 숨을 곳도 없는 저 초원에는

가젤, 얼룩말, 코뿔소, 기린 등 초식동물과

하이에나, 사자와 같은 육식동물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광경에 대자연의 섭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한낱 19살짜리 인간일 뿐인 내가 이 광경을 보고 나서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국립공원으로 차를 타고 들어갈 때 이렇게 까지 격한 감격을 느낄 줄은 몰랐다. 초입에 원숭이들이 하나 둘 보이더니 이젠 그만 보였으면 할 정도로 원숭이들이 관광객의 가방을 노리고 있었고 지프차를 타고 쭉 좁은 길을 따라가는 동안 보이던 옆 '도랑'에는 펠리컨과 이름 모를 큰 새들, 그리고 공룡새로 유명한 슈빌이 있었다. 우와아.. 너무 신기해! 하며 심하게 흔들리는 차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대다가 갑자기 탁 트인 초원에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어찌나 넓은지, 저 멀리 강에는 붉은 홍학 떼가 강을 뒤덮고 있었고 중간중간 작게 보이는 동물들의 종류가 참 다양했다. 그렇게 우리는 지프차를 타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포즈를 잘 취해준 물소, 뒤에는 홍학 떼
위험하니까 정말 멀리서 찍은 코뿔소 그 옆의 가젤.
저 멀리 얼룩말과 새끼를 보고 있는 가젤
너넨 그만 나와도 돼...
정말 멀리서 찍은 홍학 떼
독수리와 얼룩말
단체로 뒤뚱거리는 펠리컨


기린과 사자를 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 그건 정말 운이 좋아야 보는 거라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분명 이곳에는 하이에나도 있었는데 사진으로 남기진 못한 것 같다. 낮이라 어딘가 숨어 있었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너무 신기했던 것은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그들이 탁 트인 공간에 그저 섞여 있다는 점이 너무 말도 안 되었고 충격이었다.


대자연은 저렇게 섭리대로 흘러가는구나.

사진을 보면서도 다시 느끼는 것이, 어느 한 구획에 종류별로 동물들이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드문 드문 그냥 널브러져 있는 것에 가깝다. 워낙 넓은 곳이라 숨을 곳도 없을 텐데 말이다. 그러다 먹고 먹히고, 욕심 없이 그저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그렇게 자연 상태 그대로 흘러간다. 오직 욕심 많은 인간이 개입하여 그 밸런스를 무너뜨릴 뿐. 자연의 섭리, 흘러간다는 것, 공존에 관하여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다시 간다면 또 어떤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스무 살이 되기 전 저 장관을 보고 여러모로 임팩트가 컸다. 그래서 종종 죽기 전에 한 번은 아프리카의 초원을 봐야 해요.라는 말을 하곤 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해외여행 자체가 어려운 데다, 아프리카 여행이라니! 쉽게 접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니까. 나는 정말 운이 좋았고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 경험이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면 참 좋겠다.  






이전 05화 3. 아프리카, 그리고 성장에 관한 고찰 (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