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감연습2> - 모닝페이지와 꽃으로 시작한 명상

모닝페이지와 꽃으로 시작한 명상

by 자유로원

진짜 하고 싶은 걸 찾고 직감을 따라 선택했던 연습 1년,

그렇게 찾은 거제도 드림 하우스에서의 3년,

추울 땐 태국으로, 더울 땐 베트남 달랏으로 맘껏 돌아다닌 1년,

본격 글을 쓰기로 한 2025년.

5년의 기록을 풀어냅니다.

#사진에세이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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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1년의 여정


꽃과 함께하는 명상

2020년 12월 21일, 명상을 처음 해보았다. 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4년간 해왔다. 제품 기획부터 개발, 양산 마케팅까지 완벽하게 플랜대로 진행하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와 리스크들을 대비하며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하지만 제품 개발을 끝내고 양산까지 마쳤는데 코로나가 와버렸다. 마침 우리 제품의 핵심 부품이 코로나에 가장 많이 사용된 비접촉식 온도계에 들어가는 센서라 전 세계에서 갑자기 필수로 사용하게 된 그 부품을 우리가 수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의 나는 이미 번아웃이 온 상황에서도 버텨나가고 있었는지 한참 지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저히 이 상태로는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 당분간 안식년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내가 나를 너무 채찍질해왔고 완벽주의와 여러 강박증으로 나를 괴롭혀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시간을 뒤돌아 봤을 때, 나는 늘 일이 우선이었다. 그 기저에는 내 존재의 가치를 일로써 증명하려 했던 심리가 깔려있었다. 그래서 아파서 기절했을 때에도, 위염에 걸려서 아플 때에도,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느낄 때에도 늘 일을 우선시했다. 그렇게 잠깐 멈추어야 했던 시간은 누군가는 위기라고 말했을 테지만 내게 있어서는 나를 아껴줄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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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꽃명상을 하게 되었던 꽃다발,

‘로원, 생각이 많아? 그럴 땐 명상을 해봐’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떤 완벽주의나 강박, 그리고 분노조절장애등이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어느 날 이커머스 사업을 잘하고 있는 친한 언니와 대화를 하다가 내 불안정함을 느꼈는지 생각이 많을 때는 명상을 해보라고 조언을 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명상은 무슨 도 닦는 사람들이 흰 옷 입고 산속에서 하는 뭔가 심오하고 어려운 거라 여겼기에 ‘내가 명상을 한다?’라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그 말을 듣고서, 그래 명상을 해봐야지! 해도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 그냥 지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뒤 연말, 누가 우리 집에 놀러 와 꽃을 선물한 날 우연히 명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유튜브에 쉽게 들으면서 따라 할 수 있는 명상 가이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튜브에 명상을 검색하자 ‘5분 아침 명상’, ‘숙면을 돕는 명상’, ‘불안함을 잠재우는 명상’ 등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명상 가이드가 있었다. 그래서 마침내 눈앞에 꽃이 있어서 꽃을 보며 명상가이드를 들어보았다. 희한하게 꽃을 명하니 보면서 가이드를 들으니 굉장히 집중이 잘 되었고 간단한 5분짜리 명상을 끝냈을 때의 기분도 매우 상쾌하고 좋아서 그날로 매일 명상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는 아침 명상, 잘 때는 수면 명상, 이런 식으로 하루의 루틴을 명상으로 시작하고 마무리하게 되었고 어쩌다 감정이 요동칠 때는 ‘불안 명상’ 이런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다양하게 나와서 들어보고 내게 맞는 걸로 명상을 하니 즉각적인 효과를 많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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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4_080801291_iOS.jpg 그 후로 매 주 꽃을 사오게 되었다.



책 아티스트웨이와 함께한 모닝페이지

제품 양산을 끝낸 언젠가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읽을 책으로 저자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샀다. 어른들의 창조성을 일깨워준다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 산 책인데 알고 보니 이 책은 꽤 유명한 책이었다. 제주도에서 혼자 지내며 찬찬히 읽어보니 12주 동안 따라 할 수 있는 글 쓰는 방법이 나와있는 실용서였다. 하지만 12주 동안 따라 하는 글쓰기라니.. 너무 아득해서 거기서 나오는 가이드 대로 해보지는 않았었다. 그냥 좋은 책이구나. 정도였다. 막상 따라 해보세요! 했을 때 따라 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명상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이 책이 오랜만에 눈에 들어왔고 다시 읽어보자 정말 좋은 내용이라 하나하나 따라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렇게 시작한 내 모닝페이지는 8주 동안 꾸준히 쓰게 되었고 그걸 다 썼을 때의 나는 많은 것이 달라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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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페이지 쓰는 법’

- 나도 모르는 내 속을 알고 싶을 때 텍스트로 만나는 나의 속마음.


1.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노트에 드는 생각을 여과 없이 적는다.

2. 떠오르는 아무 생각을 3페이지 적는다. 2. - 꼭 3페이지를 써야 하는데, 이때 ‘정말 쓸게 없네.. 뭐 쓰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걸 적는다.

3. 모닝페이지는 타인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

4. 모닝페이지를 8주 이상 쓸 때까지 그 전의 내용을 보지 않는다.

5. 타이핑이 아니라 종이에 쓰는 게 효과적이다.




책 ‘아티스트웨이’에 나오는 글쓰기는 2가지로 나뉜다. 인간의 무의식이 깨어있는 잠에서 깬 바로 직후에 쓰는 <모닝 페이지>와 내게 질문을 던지고 나온 답을 실천하여 내 안의 아티스트를 만나는 작업인 <아티스트 데이트>이다. 우선 모닝페이지는 매일 눈을 뜨자마자 내가 정한 노트의 3페이지를 무조건 쓰는 글쓰기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적어야 하는 것인데, 처음 쓸 때 “아.. 뭐 쓰지.. 배고프고 졸리다. 다시 자러 갈까”를 썼던 것 같다. 이렇게 들어지는 모든 생각을 여과 없이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 한 지점에서 내 생각의 물고 가 틔어져서 갑자기 다른 주제나 과거의 어떤 기억에 대해 줄줄줄 미친 듯이 써 내려가게 된다.


예를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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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배고픈데 빵이나 먹을까?

안돼.. 탄수화물을 먹으면 난 또 살찔 거야.

저번에 전 남자 친구는 내가 살쪘다고 헤어졌으니까

내가 살찌면 다음 연애도 어려울 것 같아.

어릴 때 'OOO'는 나에게 항상 살을 빼라고 그렇게 말했었는데

왜 나는 살 빼는 게 이렇게 어렵지?

//



이런 식의 생각의 흐름을 쓰게 되는데, 내가 연애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 원인과 어릴 때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의 영향 등을 텍스트를 통해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그걸 인지하면 그 사실이 팩트가 아님에도 나도 모르게 믿고 있던 ‘왜곡된 사실’을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 인지’가 우선이고, 그걸 알게 되면 고칠 수 있게 된다. 글만 써도 내 문제의 대부분은 찾아낼 수 있게 된다니. 얼마나 좋은 글쓰기 방법인가.


이렇게 나는 모닝페이지를 통해 매일매일 글을 쓰면서, 누군가 내게 상처 줬던 사건을 다시 되짚어보고. 그때 못했던 비난도 거침없이 하고 글을 통해 후련히 그 기억들을 보내주었다. 내 안에 있던 그 방대한 시간들 속에서 내게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사건들을 떠올리고 성인이 된 지금, 시간이 지나버린 일이 된 지금 나는 객관적으로 그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결국 나는 오롯한 내편이 되어 주는 글쓰기 작업이었다.

나는 출장이 잦아서 노트가 두꺼운 편이라 매일 쓰는 게 정말 어려웠는데, 3일 정도를 빼먹었던 것 빼고는 그럼에도 8주를 꾸준히 썼다. 예쁜 노트에 꾸준히 내용을 채워가는 것이 내 자존감도 올려주고 매일 아침 글쓰기를 통해 벌써 오늘 무언가를 달성했다는 뿌듯함도 느끼게 되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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