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70cm 물 깊이에서 허우적대던 내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5부 수영복에, 물이 샐까 꽉 조여맨 수경까지. 혹여나 누가 말을 걸까, 저는 수영장 가장 구석에 숨어 어색하게 몸을 풀었습니다. 온몸으로 ‘저는 오늘 처음 왔어요!’라고 외치는 듯한 부끄러움. 조용히 강사님께 다가가 모기만 한 목소리로 “오늘 처음입니다…”라고 속삭인 뒤, 저는 유아 풀로 안내받았습니다.
길이 10m, 수심 70cm. 어른 허리에도 채 오지 않는 그곳이, 그날 저에게는 그 어떤 바다보다 멀고 깊게 느껴졌습니다. 강사님이 보여주는 우아한 스트림라인과 발차기는 마치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죠. 그대로 따라 해 보지만, 몸은 야속하게 가라앉고 고작 10m를 가는 데 온 우주의 시간이 걸리는 듯했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어처구니없게도 이것이었습니다.
‘아, 무릎 깊이의 물에서도 사람은 빠져 죽을 수 있겠구나.’
45분의 강습은 45시간처럼 길었고, 온몸의 힘이 빠진 채 터덜터덜 나선 출근길은 안갯속처럼 막막했습니다.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나는 수영에 재능이 아예 없나 봐.’ 다음 강습 날 아침, 다시 그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 제가, 정확히 1년이 흘렀습니다.
오늘의 저는 1년 전 그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모습으로 레인 위에 섭니다.
자유형 50m를 40초 대에 주파하고,
한때는 불가능의 영역이라 여겼던 접영으로 50m를 완주하며,
1시간 동안 2,000m를 유영하는 체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요? 어떻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수영을 제 삶의 일부로 만들 수 있었을까요?
이 브런치는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입니다. 70cm 유아 풀에서 허우적대던 제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냈는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성장통과 눈부신 성취의 순간들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성장을 글로 남기려고 합니다.
수영을 사랑하는, 혹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지고 싶은 모든 분들과 함께 웃고 공감하며, 이 즐거운 수영 라이프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자, 그럼 저의 첫 번째 성장통 이야기부터 함께 들어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