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이것' 하나 바꾸고 폭발적으로 성장

매일 수영장에 나가는데, 왜 실력은 제자리일까? 물을 열심히 젓는데, 왜

by 로이도이

수영에 막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오늘 저는, 끝이 보이지 않던 그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저의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성일스포렉스_정문.jpg 출처: 성일스포렉스 홈페이지

첫 원정, 설렘과 처참함 사이

올해 1월, 저는 용기를 내 동네 수영장을 벗어나 서울의 한 수영장으로 ‘원정’을 떠났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제가 수영을 ‘진심’으로 대하기 시작한 것이. 처음으로 3시간 동안 물에 머물며 자유형과 접영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처참했죠. 25m만 가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접영은 10m가 한계였습니다.

반면, 함께 간 동호회 분들은 쉬지 않고 레인을 돌았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물속 스타트’나 ‘사이드 턴’ 같은 기술은 알지도 못했습니다. 선수처럼 유려한 그분들 사이에서 저는 한 마리 버터플라이가 아닌, 그저 허우적대는 날벌레 같았죠.

어깨너머로 자세를 관찰하고, 용기를 내 물었습니다. 너무나 친절하게 자세를 알려주고 시범까지 보여주셨지만, 몇 시간 만에 될 리가 없었죠. 그래도 3시간 동안 1km를 헤엄쳤다는 뿌듯함, 그리고 함께 고기를 먹으며 느낀 따스함은 ‘동호회 활동’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가장 큰 문제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마주할 용기, 수영 영상을 찍다

매일 강습과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며 배운 기술들을 연습했지만,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라앉는 다리’였습니다. 몸이 뜨질 않으니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고, 50m를 가는 데 3분은 족히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발차기, 스트로크, 호흡,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죠.

그러던 중, 동호회에서 영상 촬영을 위해 수영장 레인을 대관한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내 모습을 직접 봐야겠다.’ 저는 누구보다 빠르게 참석을 신청했습니다.

처음으로 마주한 제 수영 영상은… 솔직히 혐오스러웠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문제점은 이랬습니다.

(접영) 무릎을 너무 구부리고, 가슴 누르기도 안 되며, 팔은 그냥 일자로 누를 뿐. 전체적으로 힘겹게 25m에 ‘도착’만 하는 느낌.

(자유형) 다리와 엉덩이는 여전히 가라앉고, 발차기는 부자연스러웠다. 물 잡는 느낌은 전혀 없고, 그저 뒤뚱거리며 나아갈 뿐.

물속영상

“카톡” 한 통의 감동, 그리고 진심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고 좌절하던 그때, 동호회 ‘고수 형님’에게서 카톡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제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한, 믿을 수 없을 만큼 상세한 피드백이었습니다.


(실제 받은 카톡 내용 일부)

접영

5초: 캐치 동작 없고 풀/푸쉬 급함.

5~6초: 글라이딩 없이 입수하자마자 출수 준비. 웨이브 문제.

14초: 출수킥을 찼는데 팔은 아직 물 안에 있음. 타이밍 문제.


자유형

32초: 오른팔 버티는 점은 GOOD. 하지만 이후 반복됨.

37~39초: 손발 타이밍이 안 맞는 엇박킥. 하체가 끌려가는 모양.


총평: 웨이브, 돌핀킥, 물잡기 구분 연습 필요. 호흡 타이밍, 박자, 글라이딩 연습 필요.

솔직히 너무 감동했습니다. 이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은 이후, 저의 수영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냥 열심히’가 아닌, ‘무언가 하나라도 얻어 가자’는 마음으로 매 순간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답은 가장 기본에 있었다, 스트림라인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 저를 뒤에서 잡아끄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고, 50m는 여전히 멀었습니다. 그때, 유튜브를 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앞으로 가기에만 바빴구나. 내 자세를 돌아볼 생각을 못 했구나.’

해답은 가장 기본, ‘스트림라인’에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저의 특훈이 시작됐습니다. 강습 전후, 10m 유아 풀에서 오직 ‘물속 스타트 후 스트림라인 잡고 끝까지 가기’만 연습했습니다. 처음엔 5m도 못 가던 몸이 일주일 뒤 7m, 한 달 뒤에는 10m를 돌파했습니다.

그 후, 제 실력은 거짓말처럼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50m 기록은 1분 30초대까지 내려왔고, 무엇보다 예전보다 훨씬 덜 지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긴 글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세 가지입니다.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세요. 좋은 동료들의 피드백은 최고의 교과서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용기를 내세요. 영상 촬영은 가장 정직한 스승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림라인’입니다. 모든 기술은 유선형 자세 위에서 피어납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전, 물속 스타트 후 최대한 멀리 미끄러져 가는 연습을 소홀히 하지 마세요.

이것이 되고 나면, 롤링이든 팔꺾기든 다른 기술들이 훨씬 수월하게 향상되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부디 저처럼 멀리 돌아가지 마시고, 기본의 중요성을 믿고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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