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면 안돼!!

우리만의 고유한 시그니처 문화가 있는가

Feb 4. 2025 brunch_membership's

시그니처. 이 단어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롯데리아 신메뉴 버거에 붙을 것 같은 이 단어는 [고유성]을 의미합니다. 따라할 수 없다는 얘기죠.

토스의 조직문화는 대단하죠.
우아한 형제들은 아주 사랑스럽고,
넷플릭스는 간지나고,
SK의 문화는 유명합니다.

이제 이것들을 조금씩 떼어오면 어떻게 될까요. 토스에서 얼라인먼트 위크를, 우형에서 교육시스템을, 넷플릭스의 채용시스템과 SK의 주니어보드를 합쳐봅시다.

분명 엄청나게 쩌는 문화가 탄생할 것 같지만 우리가 가오가이거가 아닌 이상, 보통 이런 경우 이상한 것이 탄생합니다. 무엇보다 이 화려함 속에 우리는 어디있나요.

오늘의 3줄요약은 이겁니다.

1. 우리만의 문화는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경험하는 맥락에서 나옵니다.

2. 고유한 문화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3. 한 두번 하고 말 것은 시그니쳐가 아닙니다. 레거시가 되어야죠.

자, 주변을 한 번 둘러볼까요.

기업에서 제공하는 복지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요즘은 일반적으로 되어버린 선택근무제, 장기근속 휴가, 동호회 활동지원, 사내카페, 복지포인트, 교육비 지원, 자기계발비, 가끔 재택근무, 심야 교통비, 경조금, 종합건강검진 등...보통 대부분 뭔갈 [주겠다]는 것에 가깝죠. 푸짐한 걸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특징인가 싶었는데, 외국기업도 비슷했습니다.

대부분은 [근무제도]의 유연성이 돋보였어요. 유럽 타임존에 맞출 필요 없는 리모트 근무나, 재택 근무 비용을 지원해주거나, 주40시간+탄력근무제를 운용, 연차/휴가 부분이죠. 스페인의 경우 주40시간을 근무하면 23.5일이에요. 10일의 연차는 추가로 주어지죠. 45일 정도를 쉴 수 있는 거네요. 이외에도 피트니스클럽, 의료보험(사보험)제공, 요가 클래스 제공, 심리상담, 온라인 수업 비용 서포트 등이 추가로 주어져요.

그러나, 이 모든 건 그저 [위생요소]입니다. 위생요소란 불만족을 초래하지 않는 최소 스펙을 의미해요. 필수 조건입니다. 대신 충분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많아진다고 해서 더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다. 복지요소가 100개가 넘는다고 해도 만족도가 100배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결국 위생요인의 역할을 다하면, 그 다음부턴 동기요소가 필요해집니다. 시그니처 문화란 오히려 이 부분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사의 정체성과 목표, 비전, 방향성과 연결된 부분이거든요. 그럼 어떤 것이 '고유한' 문화일까요.

스마트스터디게임즈는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퐁의 자회사입니다. [몬스터슈퍼리그]라는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2025년 1월 기준 전작을 계승한 '프로젝트 라테시아'를 새롭게 출시함). 아시다시피 핑크퐁 자체가 교육회사인지라 이 DNA를 가지고 출발한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의 문화는 여느 게임회사와는 다른 인본주의적인 가치관이 돋보입니다. 스마트스터디게임즈와 함께 프로젝트를 했을 때는 단순한 [문서]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스마트스터디게임즈만의 독특한 [인재구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게임회사의 특성 상 모든 구성원을 하나의 [캐릭터]처럼 만들어보자는 의견으로 좁혀졌죠.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스터디게임즈의 모든 구성원은 각기 개성넘치는 명함을 갖습니다. 마치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는 느낌이죠. 여기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강요하기 보단 자기 캐릭터에 맞는 [역할]을 부여해보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