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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을 안하는 건, 방법이 틀려서가 아니다.

문제는 디테일이다. 톱니바퀴가 연결되지 않으니 안 돌아가는 것

by 박창선

많은 조직에서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해요. 메시지는 있는데 작동을 안해요. 이미 회의나 피드백 제도가 있거든요. 저희 원온원도 하는데 반응이 없어요. 변화가 잘 안돼요. 사람들이 의지가 없어요.

라는 힘겨움을 얘기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진행하는 건 [입사부터 퇴사까지의 전체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로드맵의 큰 목적, 흐름, 세부 프로그램, 각 프로그램간의 연결관계, 기획의 디테일 순으로 파고들어 보죠.

이를 종-횡축 기획이라고 합니다.


이 때 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연결]이었습니다. 그냥 메시지로 연결하는 그런 의미 가져다붙이기 말고... 실제로 액션을 하는데 기획이 너무 크게크게 잡혀 있는 것이죠. 오늘의 한 줄 요약은 이겁니다.


기획은 80이고, 20은 수작업입니다.


여러분이 천년기획자여도 현장에선 80%의 완성도 밖에 안나옵니다. 나머지 부분은 사람이 채워야 하죠.


기획안엔 논리와 계획이 있지만, 현장엔 감정과 정서가 있습니다. 어떤 액션을 어떻게 했을 때 어떤 감정이 유발되는지. 효용만 보지 말고 그 액션에서 유발되는 감정과 정서까지 함께 파악해야 해요. 그래서 예민함과 공감 능력이 필요한 거죠.


조직 문화는 무슨 경영 전략 처럼 논리로 설명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조직문화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무작위 충돌에서 만들어지는 우연성이 7할이고, 기획으로 선을 잡는 역할이 1할, 뒷단에서 몸과 마음을 갈아넣으며 끝없는 혼돈을 애써 정렬하는 소수의 노력이 2할입니다. 그 소수엔 조직문화팀, 바로 여러분도 포함되어 있죠.


조직문화팀




오늘은 특정한 회사의 사례보다 위에서 언급한 종-횡축 기획에 대해 좀 얘기해보려 합니다. 조직문화는 개별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는 것이ㅣ 못지않게, 조직 전체의 역학관계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게다가 조직문화는 '끝'이란게 없기 때문에 결국 중간중간 체크포인트를 잘 설정해야 하죠


일단, 종축은 세로란 뜻이고, 횡축은 가로란 뜻이죠? 말그대로 가로세로를 모두 채워가며 기획한단 뜻입니다.

긴 내용이니, 바쁠 때 읽지 마시고 저장해 놓으세요. (그럼 안 읽겠지?)



명분

종축이고 횡축이고를 떠나서, 일단 뭔가를 시작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문화의 변화도 그래요. 선언, 변화, 작동시키려면 이걸 해야하는 명분이 잡혀야 합니다. 명분은 [사건, 사람, 상황] 이 셋 중에 하나입니다.

조직문화를 손댈 때가 되었어!


사건이란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있었거나! 스타벅스처럼 인종차별 이슈가 있었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크게 다쳤거나.. 계엄이 벌어졌거나...이런 전사적이고 모두가 문제의식이나 심리적 충격과 우려, 기대, 불안을 가질만한 이벤트를 말하죠.


사람은 대표가 바뀌었거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떠났거나, 또는 새로운 파트너가 투입됐거나, 아니면 누가 대박 사건을 쳤거나, 어느 누가 반란의 첫 깃발을 꽂았거나. 이렇게 특정한 대상이 특정한 메시지를 주는 경우! 이런 게 사람입니다.


상황은 팬데믹, 엄청난 경기 불황, 사회적인 레이오프 열풍, 아니면 시리즈B유치, 해외 사업부 진출, 새로운 서비스 런칭, 대선, AI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 내외부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환경을 말합니다.


무엇이 되었든, 그냥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는데 갑자기 종을 울리고 새로운 방식을 선언할 순 없습니다. 모든 변화엔 명분이 필요하죠. 이게 없다면 이어지는 모든 것이 썡뚱맞을 것입니다. 조직문화는 전략적 측면이 아닌, 정치역학적으로 접근해야 해요.



횡축

뭔가 명분이 잡혔다면 이제 횡축부터 기획을 잡습니다.

자, 이것이 횡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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