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 북한말로 뭔지 아는 사람?

달콤한 우리들의 대화

by ROZY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오후.

집 안의 열기는 숨이 막힐 만큼 답답했고,

결국 아이들과 함께 마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각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알록달록한 레인보우 샤베트,

상큼달콤한 애플망고 빙수맛,

청량쌉쌀한 민트초코칩.

우리의 취향은 언제나 다채롭고 귀엽다.


차가운 단맛이 혀끝에서 사르르 녹으며,

몸 안의 열기도 서서히 식어갔다.


이어서, 남편의 퀴즈 타임!


“아이스크림이 북한말로 뭐지?”


남편은 최근에 둘째가 ‘북한말 알아보기’ 수업을 들었던 걸 상기하며, 일부러 맞춰보라며 퀴즈를 낸 거였다. 아이들이 말하기 직전, ‘내가 먼저 맞춰야지’ 하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얼음보숭이!”

가족들이 동시에 빵 터지며, 웃기 시작했다.

그 순간만큼은 너무도 자신만만했다.

분명히 어릴 적, 그렇게 배웠던 기억이 선명했기에.

그런데 웬걸,

의외의 반응에 나는 얼떨떨했다.


“엄마, 얼음과자야!”

둘째가 능청스럽게 정정해 주었다.

큰 딸과 남편도 덩달아 같이 웃었고,

나만 얼떨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맞아, 얼 음 보 숭 이!

왜 그래? 도대체 왜 웃는 거야?”

'뭐야, 호박고구마 느낌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얼음보숭이’는 80년대까지만 쓰이던 말로

지금은 거의 사라진 표현이었다.

나만 혼자, 세월에 묻힌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고 있었던 것이다.

“80년대생 안에서도 초반과 후반 차이가 있네.”


남편이 웃으며 덧붙였다.

불과 몇 년 차이인데도, 세대의 언어는 그렇게 달랐다.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사소한 틀림 하나가 모두를 얼마나 웃게 만들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 웃음을 함께 나눌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도.

무더운 하루의 한복판.

‘얼음보숭이’는 금세 사라졌지만,

그때의 웃음은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남았다.

잠깐 입안을 식혀주던 건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정말 속을 시원하게 만든 건, 그날의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