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맡기며 지켜야 할 기본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은 우리가 나누는 ‘대화’에서 온다.

by ROZY


아이는 태어나 가정이란 울타리에 진입한다.

울음소리에 반응하는 사람의 존재를 인식한다.

자주 안아주는 사람의 느낌을 알아차린다.

흑백의 세상이 점차 색상을 갖게 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내 주변에 있음을 인지한다.

아이는 점점 생각하는 힘을 키워 나간다.

흡수했던 소리들을 입으로 표현하게 된다.

주양육자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이를 자극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탄생 이후 여러 갈등과 마찰을 갖게 된다.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므로 이는 필연적인 것들이다. 아이를 n으로 가정하면 n이란 변수 자체만으로도 무수하게 정의될 수 있다. 아이의 타고난 성향과 아이를 둘러싼 부모의 성향들이 융합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 ‘보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 당연히 시야가 확보된 전방으로 계속 걸어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다.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어 한다. 엄마 아빠 말을 거슬러 반대로도 가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의 본능적인 장난이며 호기심이다. 아이는 2~3살쯤부터 ‘나’를 차츰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부모들 또한 아이를 위한 ‘훈육(행동수정)’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 친정집 소속 아이들 또한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이다.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한 첫째 딸은 자기 위주여야 직성이 풀려했고, 가만있어도 살이 맞대는 것을 즐기는 둘째 딸은 아기 때부터 껌딱지의 양상을 보였으며 한 고집하는 조카는 화가 나면 숨이 뒤로 넘어가도록 우는 뚝심있는 스타일이다.


”세 번 말해도 말을 안 들으면, 이제 목소리 바뀐다! “

“5, 4, 3, 2, 1 !!!!!”


나름의 규칙이 몸에 베이지 않은, 사회생활이 어설픈 우리 아이들은 수시로 행동수정이 필요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훈육이 필요한 순간에 아이들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친정집에 소속된 어른들도 성향이 다 달라서 관점이 다를 땐 더 문제다.


“애들인데 그럴 수 있지. 그냥, 내버려 둬“

“아니, 이 나이엔 이런 건 기본으로 해야 하는 거 아냐?”

“아이들이니까 그러면서 배우는거지.”

“자를 땐 확실히 잘라야 아이들도 절실해지는거야.”

“알아서들 하라고 해. 다 부모 탓이지.”


관계와 관계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사실 훈육의 기본을 알려주는 많은 육아서를 적용시킬 수가 없을 때도 많았다. 친정집은 엄연히 우리 집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여러 가족들이 모였을 때 상당히 곤혹스러운 경우가 있었는데 섣부르게 행동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럴 땐 돌아가던 시간의 톱니바퀴가 멈춰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멈춰버리면 다행이다. 서로 감정이라는 날을 세우게 되면 맞물려있던 톱니바퀴가 튕겨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시선에서 상황을 해석하기, 조부모의 육아 방식을 존중하기, 행동수정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현명한 대처, 적절한 보상과 감사의 표현으로 격려하기 등 아이를 맡기며 지켜하는 것들을 나열하자면 아주 많다. 세세한 사항까지 적어보자면 끝이 날까 싶지만 확실히 ‘육아’를 둘러싼 조합들이 ‘사람사이의 관계’로 확장되기 때문에 그냥 세상살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히 생각해야 한다.


“엄마, 아이들 하는 모습이 꼭 나 어렸을 때 모습 같다. 그치? 엄마는 우리 셋을 어떻게 키운 거야? 나도 엄마처럼 강한 엄마가 되고 싶어.”


“힘들겠지만, 힘들다 힘들다 하면 더 힘들어져.

그만하면 정말 잘하고 있는 거야. 자신감을 가져.”


무엇보다 아이를 맡기면서 지켜야 할 기본은 바로 서로를 이해하는 말 한마디다. 이 말 한마디가 곧 소통, 성숙한 대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말센스의 비밀>에서 장차오는 일주일 동안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으며, 센스 있는 말투로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이해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공감하고 대응하는 법을 익히게 해 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랬구나,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이 정도면 충분해.”

“혹시 더 잘하고 싶다면 너의 속도로 가면 돼.”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단다.”

“지금 느끼는 너의 그 감정도 누구에게나 필요할 때가 있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지냈구나.”

“이렇게 이야기 나누니까 너무 좋다!”


우리의 대화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로 이끌어주는 각종 소통관계의 시작점일지 모른다. 더 나아가, 응원과 격려의 말 한마디는 벌어져 있는 서로의 간격을 좁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잘 살아내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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