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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11. 2023

마음안경점

마음안경점, 조시온 글 이소영 그림


인공의 안경이 체육 시간에 망가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울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다. 최근 읽고 있는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 소설이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주인공은 짝짝이 입술을 가지고 있는데 괜히 아이들의 시선이 자신의 입술로만 향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 안경이 망가지면서 희미해진 시야에, '마음안경점'이란 가게만큼은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우연이었을까?



안경을 새로 맞추기 위해 방문한 마음 안경점이 예사롭지 않은 장소임을 시력 검사표의 이미지부터 알 수 있었다. 나는 다양한 모습이 가득한 시력검사표 이미지를 보면서 불현듯 '다양성, 다문화 인식 교육'에 대해 고민한 때가 생각났다. 바로 '다름에 대한 인정'이란 개념을 어린아이들에게 어떻게 쉽고 효과적으로 알려줄까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였다. 기존의 교육자료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 찾아보다가 대부분 신파로 시작한다. 본인의 외모가 달라 주인공이 울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대체로 피부색이 눈에 띄게 달라 본인이 다수의 친구와 다르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감정이 폭발하거나 타인이 그 다른 외모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 통에 상처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그래서 인형극 대본 회의 때 나의 의도를 설명하며 우는 오프닝은 싫다고 강력하게 의견을 낸 적이 있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미 세계화, 지구촌 사회에 살고 있기에 다름에 대한 인식을 형식적으로 공부시키는 것보다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었다. 스스럼없이 쿨하게 '누구나 그럴 수 있고, 우리는 다 다르다'라며 유쾌한 자료의 형태가 더 좋겠다는 생각에서는 지금도 달라지진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안경점>이라는 그림책은 단순히 다른 모습에서 나오는 것 그 이상의 감성을 품고 있기에 연령대를 불문하고 함께 읽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더불어 실제 빛이 머금은 듯한 그림이 더욱 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은은하게 주인공과 안경사의 교감을 보여 주는 것 같아 더욱 마음으로 읽게 된다. 누구나 읽기에도 유익하지만, 혹시나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거나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성향의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아니면 혼자서 읽어볼 수 있도록 그림책을 쓱 올려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아름다움은 내 곁 어디에나 있었다.

:

그 빛을 발견할 사람은 나였다.

그 빛을 빚어낼 사람도 나였다.

ㅡ 마음 안경점, 조시온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어떠하든 나니까.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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