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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08. 2023

끝까지 쓰는 용기

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르면 더 용감하다고 했던가, 내가 그랬다.


엄청난 책과 글의 세계에 덤벼들다니! 무식해서 더 용감하게 시작했을 수도 있겠다. 좋은 책과 글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뭐라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나 싶었다.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나만 보아도 될 것을 굳이 이렇게 포스팅이나 브런치에 발행할 필요가 있을까 외려 나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어쩌면 나는 또 나만의 동굴에 파고들어 갈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불규칙적으로 찾아오는 어떤 막연한 불안함이 나에게 또 왔구나 싶었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떨치려 일상에 더욱 집중했다. 그래도 내 시간을 열심히 지내다 보면 모든 일은 풀려간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너무 파고들지 않고 그냥 평소대로 지내고 보는 식이었던 것이다.  



학원조차 여름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더위를 피하려고 전시회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도서관도 갔다. 하루는 아이들이 집중하여 책을 읽고 있어서, "잠시 엄마 책 구경만 하고 올게" 하고 제1 문헌 정보실에 올라갔다. 어떤 책을 빌려야겠다는 목적의식 없이 올라간 터라 오늘은 그냥 빌리지 말고 책 냄새만 맡고 내려와야지 했다. 그런데 웬걸! 반납대 위에 이 책이 떡 하니 올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읽어야 할 책이군!

나는 책과의 만남을 믿는 사람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바로 대출해서 내려와 아이들 옆에 앉았다.

누군가가 나를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저 사람 뭐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테다. 이렇게 운명같이 다가온 이 책은 책 제목처럼 나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국화차 향기를 따라 읽다 보면 내가 작가님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나는 작가님의 답변을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해 본다. 그중에 질투심에 대한 훈련 이야기가 나온다. 부러움이 질투가 될 수 있는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나보다 잘나거나 앞서 나가는 사람을 보면 나도 부러워서 잔뜩 질투한다. 하지 않는 척해도 실컷 비교하고 모자란 나를 비하하는 나를 발견할 때가 종종 있기에 더 관심 있게 읽었다.


정여울 작가님의 답변에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질투를 떨쳐내는 방법을 배웠다. 바로 질투의 감정이 나에게 느껴진다면 쉽게 분출하지 말고, 마음속에 잘 비축해 두라는 조언이었다. 분출할 그 에너지를 창작의 에너지로 전환하여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단번에 잘 되진 않겠지만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었다. 공저 책을 쓸 때 느꼈던 경험과도 일부 상통했기 때문이다.


"

부러움을 '질투의 방향' 이 아니라'감탄과 경이의 방향'으로 돌리는 게 좋지요.

:

어떤 격렬한 감정이 저를 심하게 괴롭힐 때면, 당장은 드러내지 말고

언젠가 글쓰기로 표현하자, 하고 나 자신을 다독이곤 해요.


ㅡ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자신 있게 8월을 맞이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 나면 도서관에 자주 가기, 더 닥치는 대로 읽고 메모하고 분별하기로 마음먹었다. 무엇보다 작가별로 책을 더 깊게 살펴보기는 놓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갈 거다. 특히 이번 주말은 조바심 내지 않고 허용된 내 시간 안에서 계획했던 일을 마무리 지어야겠다. 그 결과가 어떻든 말이다!




이미 내 마음 안에는 글감이 들어있다.

그 글감을 여는 시간이 가장 기쁜 순간이 되고

온전히 나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된다.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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