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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14. 2023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티저북, 이꽃님


름은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계절이다. 불볕더위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의 경계가 선명한가 하면, 세상의 묵은 때를 씻겨주는 것 같은 장마에 우리는 우리를 한 번씩 내맡기곤 한다. 한동안 폭염으로 지속되었던 7월 말에서 8월 초는 새삼스러움을 느끼게 했다. 오래전부터 약속이나 한 듯 왜 이 시기를 대부분 여름휴가로 지내는지  실감했기 때문이다. 턱턱 숨이 막히는 더위에 두손 두발 들고 "물놀이나 하고 잠이나 자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틀 연속 과한 물놀이 탓에 땀띠로 뒤덮인 등 때문에 엎드려 잠을 잤다. 그나마 차가운 방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 요양하고 있던 내게 티저북 신청 메시지는 마치 가뭄의 단비처럼 다가왔다.


"

기차역에서 아빠라는 사람을

마주한 순간, 느낌이 왔다.

나한테는 아빠라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그리고 저 사람과 함께 보낼 시간들이

전쟁 같을 거라는 걸.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총알을 장전하고

아빠라는 사람과의 전쟁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그 아이를

만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ㅡ 하지오



"

그 아이의 선명한 목소리만 남는다.

그 짧은 순간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영원까지 느껴져

그 아이가 내 옆을 스쳐 가고, 다시 소음이 들려오기까지

나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나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이

두 번이나 저 아이와 관련이 있다.

그 생각이 스치자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어진다.

:

소리는 영원히 멈추고,

온전히 그 아이와 나의 시간으로 남는다.

ㅡ 유 찬



열일곱의 여름, 지오와 찬이의 이야기는 폭염 속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듯 시작된다.

우리들의 만남이 어느 정도 우연성을 갖는 것처럼 둘의 만남이 둘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지오와 찬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매미 울음소리가 끼어든다. 더운 어느 날, 매미 소리가 유난히 나에게만 크게 들리는 걸까 생각한 적이 있다. 새벽부터 창문 방충망에 붙어 맹렬히 울어대는 매미를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며 가볍게 넘기곤 했다. 한 마리가 아니고 여러 마리가 합창하는 순간에는 우리는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도 했다. 매미는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동안 애벌레로 있다가 성충이 되어 15일간 열정적으로 살아낸 후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혼자 문득 이런 상상을 했다. 지오와 찬이의 만남이 설마 한 여름 동안만?


책을 읽다보니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정주의 번영 사람들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이미 유찬을 통해 그들의 속마음을 들은 탓일까?


어느새 스며든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의 티저북은 에너지를 분출할 강렬한 한여름을 기다리게 하는 초여름 같은 예고편이다.



정식 출간 도서를 손꼽아 기다릴

개인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우렁차게 울던 매미의 수명이

다다를 때쯤 혹시 찬이와 지오가

이별을 겪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두번째, 주유와 새별이 형, 지오의 아빠,

유도 코치님 등의 번영 사람들, 즉 조연들은

이 여름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서.  


세번째, 소설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장의 문장들이 담고 있을

감정들은 어떠할까 싶어서.

@ROZY

 

 

 


* 북클럽문학동네 6기로 서평단 신청하여 티저북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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