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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17. 2023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이사벨 아옌데



잔하게 배열되어 있는 문장들에서 작가의 깊은 감정이 느껴진다. 먹먹함도 있고 막막함도 있다. 외유내강, 인생의 내공도 느껴진다.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 출신 소설가이다. 그녀의 주옥같은 작품 중 <영혼의 집>,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은 저자의 여성 3부작이라고 할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의 문학작품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마술적 사실주의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녀는 젊은 시절에 양성평등을 위해 일을 했다. 번역 일을 하고 여러 언론사에서 일하며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편지를 쓰다가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사랑하는 여자들에게>는 저자가 78세에 쓴 에세이로, 현대 젊은 여성들에게 앞선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자신의 인생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개인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에서 음미하는 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저 장녀로서, 여성, 아내, 엄마로서 공감하며 읽었다. 그리고 다양한 여성 삶의 형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다. 저자가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러 본인의 급한 성격 탓에 엄마의 의지에 반하는 페미니즘 사상을 막무가내로 주입하려 했음을 인정한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잘못에 대한 고백이 아닌, 이해로부터의 인정이라고 느껴졌다. 개인을 떠나 세대와 세대의 간극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거대한 바윗돌 같은 가부장주의, 원리주의, 파시즘, 전통 등의 강력한 저항들 속에서 그래도 살아 나가야 하는 남녀를 불문한 우리네 인생들. 그 안에서 '사랑'이란 단어로 씁쓸하거나 달콤하게 혹은 험난하지만 숭고한 존재들로 살아가는 것이다.



"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단순히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맑은 생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 가득한 세상 말이다.

ㅡ 이사벨 아옌데




"

열정은 억누를 수 없는 열의, 넘치는 에너지,

어떤 사람 또는 사안에 대한 결연한 헌신이다.

ㅡ 이사벨 아옌데




결국 사랑이다.

사랑이고, 사람이다.

"열정적인 노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라는

문장에서 노인의 기준을 떠나,

나이를 불문하고

열정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ROZY



* <책이라는 거울> 연재물은 ROZY가 운영하는 ‘매일 열리는 ROZY’s 서재’의 도서리뷰 포스팅에서 북에세이 형식으로 추가 수정하여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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