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맙다, 전승환
위로는 언제나 늘 가까이에 있다. 다만,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말하는 나를 위한 위로!
나를 위한 위로는 어쩌면 내가 더 잘 알 텐데 희한하게 바로 옆에 있는 남편에게 꼭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주변에서 칭찬과 격려를 안 해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굳이 우리 남편에게 들어보려고 하는 내가 참 용쓰는 건가?!
두세 달 전쯤 남편에게 내가 하는 일들과 앞으로 방향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내가 요즘 그렇다고!" 한창 격앙된 말투로 설명하니,
"아, 그랬구나! 누가 뭐래~ 잘하고 있네."라고 말을 툭 내뱉었다.
그 "잘하고 있네," 한 마디가 나에겐 힘이 되었다.
한두 달 전에는 친정엄마 입원과 회복으로 한창 시간에 쫓길 때는 대화를 충분히 할 틈이 없었다. 집에 돌아오면 이 말을 듣고 싶었다. "오늘 참 수고했어."라고. 그 말은 생각보다 남편의 입에선 잘 나오지 않는 말이었다.
원래 기다리면 더 애가 타는 법 아닌가! 그래서 그 말이 나오게끔 유도했다.
난 그날 그 말을 꼭 들어야 힘이 날 것만 같았다.
"나 이거 했고, 저거 했고, 이렇게 했어. 잘했지?"라고 물어보면, "응. 잘했어. 수고했어."라고 나온다.
"그 말을 듣고 싶었다고, 바보야. 누워서 떡 먹기다. 흥!"
하루의 피로를 씻는 샤워하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듣고 싶다고 시키는 나도 바보고, 어차피 내가 잘하고 있는 걸 알면서 꼭 확인받으려고 하는 내가 참 어린애 같다 싶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파도 풀처럼 넘실대는 내 감정은 항상 위로받아야 한다. 책을 통해서든, 영상을 통해서든, 누군가의 말에 의해서든 말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사람이 나에게 칭찬해 주어야 한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를 고맙다 고맙다 해야 하고, 나를 수고했다, 잘했다 해야 내가 자란다.
<나에게 고맙다>를 통해서 나만을 위한 마음, 선물 같은 오늘, 사소함의 가치, 애쓰는 나에게 위로하기, 나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제일 마음에 다가오는 글 일부를 인용, 공유하며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설렘을 안고 시작해 보려고 한다.
"
<오늘도 완벽하려고 애쓰는 당신에게>
무엇을 해도 허점투성이인 날이 있다.
그런 날들이 모여
구멍이 듬성듬성 나 있는
허술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
누구에게나 허술한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그 허술한 부분에서
운 좋게 인생의 금광을 발견하기도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하고,
명곡이나 명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그러니 누군가 허술한 채 지내더라도
손가락질하거나 우습게 보지 말자.
:
모두 완벽한 인생을 꿈꾸기에
바쁘게 움직이지만,
허술한 인생만이 가진 재미가 있다.
다 갖춰지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그 빈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
오늘도 나는 허술해도
괜찮은 당신을 응원한다.
- 나에게 고맙다, 전승환
나에게 고맙다.
고마워, 나야.
@RO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