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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26. 2023

뜻밖의 것의 단순한 아름다움

뜻밖의 것의 단순한 아름다움, 마르셀로 글레이서


리는 빛을 추구한다. 빛을 따라가다 보면 언제나 그림자도 있는 법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빛과 그림자는 꼭 우리가 성공을 갈망하는 이면의 모습까지도 담아 표현한 것만 같다. 자연의 현상에서 우리의 삶을 투영하는 책,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매력이다.


원시적인 원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수소와 헬륨 이외의 모든 주기율표의 다른 원소들은 죽어가는 별들에 의해 훨씬 나중에 합성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우리 인간을 두고 별의 물질이라고 한다는 말에 나는 왜 이리도 설레는 걸까?


낚시하는 소년, 별을 세는 일, 연어와 송어, 헤라클레이토스, 빛과 그림자, 앎과 무지, 고독한 행위, 애착 속 자유, 흐름 속 우리의 삶. 존재와 생성.

이 책을 읽으며 음미하고 음미하며 메모한 단어들이다.


<뜻밖의 것의 단순한 아름다움>이 '자기 발견의 여정'이었다 말하는 저자는 낚시와 물리학에서, 더 나아가 우리를 둘러싼 자연계 안에서, 철학적인 사색들을 뿜어낸다. 읽는 동안 그가 인생을 담아 풀어낸 문장들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낚시라는 행위에 대해 즐기는 그가 더할 나위 없이 부러웠다. 낚시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낚시가 주는 손맛을 간접 체험했다고 해야 할까?

낚싯대의 장전 기술에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화살의 힘을 느끼게 한다. 추진력을 얻기 위한 활시위의 움직임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유연한 낚싯줄의 조율이야기에서는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갈망을 조급함으로 표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다. 나의 오른손은 이미 낚싯줄을 잡고 있는 기분이다.


"

우리는 자연에서 왔고,

자연 속에 있으며,

다시 자연으로 간다.

마르셀로 글레이서


저자의 '뜻밖의 아름다움'의 시작은 영국의 더럼에서 마주했다. 더럼성과 대성당, 사람들이 다니는 둑길에서 말이다. 갑자기 깊은 물 속에서 연어 한 마리가 허공으로 떠올라 하루살이 떼를 무더기로 삼키고 잠수했다는 광경을 보며 자연의 메시지를 느꼈다고 한다. 어떤 사건이 의미가 있을 때는 그냥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 일어난 일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외면하지 않고 크나큰 기쁨을 맛보면 되는 것이라고 첨언하였다. 이 표현이야말로 나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 문장이었다. 나와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된 책들, 다 죽어가는 해피트리에서 발견한 작은 봉우리, 빗물 먹은 땅 위로 꿈틀거리는 지렁이들을 만나는 기분과 비슷하지는 않을까 상상해 보았다. 황량한 공간에서도 살아있는 존재가 있으며, 작은 존재 하나의 움직임으로 세상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엿보는 것처럼 말이다.




별의 생애 주기는 인간과 닮았다.

태어나서 성장하다가 연료를 소진하여 죽는다.

별의 연료는 자기 안에 있다고 한다.

존재하기 위해 자신을 소비시켜야 하는 숙명.

남은 내 안의 연료로

자신을 갉아먹을 수도 있고

더욱 빛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과 참 많이 닮았다.

역시 우리는 살아있는 별 먼지 덩어리인가?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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