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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Sep 21. 2020

<버즈 오프 프레이>-전작으로부터 해방

수어사이드 스쿼드로부터 도망쳐 나오다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다른 글로 가 주십시오.


전작인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구제불능"이란 부제를 붙여서 쓴

감상문(링크)이 있다.


살면서 본 영화 중에 손꼽을 수 있을

망작으로써 절대로 이 영화를 보면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에서

적은 글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내가 쓴 브런치에서의 글 중에서

조회 수가 가장 많은 작품이 되었다.


2020년 9월 20일에 이르러서,

지금 이 순간 악평을 남긴 작품의

후속 편에 대해 호평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아이러니하다.


이 영화의 부제는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이다.
그러나 더 적절한
관객 입장에서의 부제는
"전작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마고 로비"의 외모와 캐릭터만 살아남고

그 외 배우와 감독, 스탭 등 모두가

구제 불능이었던 전작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할리 퀸"의 스핀 오프 작품이다.


어찌 되었든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의 상황에서 주말과 연차 휴일 중

갈 곳도 없고, 극장 가기도 꺼려지다 보니

IPTV로 볼 수 있는 저렴한 작품 중에

이것이 있었고, 작품평도 전작보다

훨씬 나았기 때문에 결국 보게 되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볼 일이 없었던

작품이다 보니, 성은을 베푸는 왕이라도

된 양 양 인심 쓰듯이 보기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이 작품은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했다.


포스터에서 풍기는 르네상스의 회화 풍이 가진 인상은 인간성의 회복과 재생을 기치로 내 걸었던 그 시대의 분위기를 가져온다.


부제는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이다.

그러나 더 적절한 관객 입장에서의 부제는

"전작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저마다의 갇혀 있는 삶에서
자유를 찾아 날아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작을 비판 또는 비난한 이유는

히어로물이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게 됨에 따라서 그 전까지의

유사한 히어로물과는 달리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눈높이와도 그 작품의

간극이 너무 넓어 촌스러워졌고,


코믹스 원작으로부터도 미덕을 잃고,

너무 먼 길을 찾아 간 바, 매력을 상당히

상실한 작품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마블의 어벤저스 등의 엄청난 흥행에

자극을 받아, 그만큼의 스케일의 작품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는 조급함이 그렇게

엉성한 작품을 만들어 내게끔 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할리 퀸"등의 "수어사이드

스쿼드"팀의 성격상 악당들이 모여,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들보다 더한

인류에 위협을 주는 악당과 싸워야 하는,

정말 독특한 스토리가 평범해져 있었다.


각각 상대적으로 선한 역할을 해야 하는

어중간한 악당들의 정의감이 생겨나는

과정의 설득력이 부족했고, 그 과정에서

여배우들을 찍어내는 카메라의 앵글도

사춘기 소년의 시선에서 머물러 있었다.


"버즈 오브 프레이"는 어설픈 정의의

문제로 인물들을 끌고 가지 않았다.

 

"할리 퀸이 죠커를 떠나 맞은 해방"만을

그리고 있지 않았고 매우 영리하게 같은

맹금류(Birds Of Prey)를 찾아 만나서

동류끼리 한 팀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그려냈기에 모임의 필연성이 합당했다.

하나 더, 캐릭터의 패션과 컬러풀한

미장센에 너무 힘을 기울이지 않고,

캐릭터를 살려내고 상호작용 시키면서,

코믹함과 판타지스러운 장면을 더 살렸다.


단선적인 이야기를 앞 뒤 점프컷으로

이동시키며 변주하고, 관객의 주의를

환기하며 계속 따라오도록 만들어,

스토리의 긴장감을 극의 끝까지

성공적으로 잘 유지했다.


상대적인 악역의 매력도를 올리기 위해 더한 악역을 연기한 이완 맥그리거의 캐릭터도 잘 살아났고, 나머지도 선명한 캐릭터를 잘 드러냈다.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자유를 맞게 되는

각각의 캐릭터는 "할리 퀸"이 고담 시 내에

무적 악당인 "죠커"와 완전히 결별한 것을

생각 없이 드러낸 탓에, 위험에 처한 뒤에

벌어지는 상황에서 부자연스러움 없이

하나씩 등장하며, 저마다의 갇혀 있는

삶에서 자유를 찾아 날아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각각의 맹금류로서.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의 제멋대로 구는

매력은 여전히 극을 끌고 가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 외의 캐릭터들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찾는 여정을

뚜렷하게 드러냈고, 여권 신장의 흐름을

또 한 번 잘 변주해서 보여줬다.


1. 할리 퀸

- 죠커의 압도적인 무력에 의존했음

- 그를 벗어난 자신의 힘으로, 동료를

  만나서 성공적으로 독립함


2. 블랙 카나리

- 무자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분노조절을

  못하고, 여성에게도 폭력적인 "로만"에게

  의존했었음

- 그를 벗어나 경찰과 할리 퀸과 협력하며

  독립하며, 초인적인 능력도 발휘함


3.   카산드라 케인

- 불화에 휩싸여 있는 가정에서 살며,

  소매치기를 하는 비행에 의존했었음

- 헌트리스(헬레나 버티넬리) 가문의

  다이아몬드를 "로만" 일당의 "빅터"가

  입수한 것을 그가 소매치기로 뺐어서

  삼킨 뒤에 "할리 퀸"에게 보호를 받고자

  했었으나 그 순진함에 상처를 입는다.

  무책임한 부모와 자신의 순진함으로부터

  독립함



4. 르네 몬토야

- 오랜 시간 경찰로서 일을 했지만, 승진할

  기회와 공적을 쌓을 기회를 뺏기는 삶에

  가진 능력에도 불구하고 끌려다님

- 경찰을 그만두고 직접 문제 해결을 하는

  존재로 독립함


5. 헌트리스(헬레나 버티넬리)

- 이 중 가장 비극적인 가정사인 마피아

  일족이었던 가족 모두가  학살당한 뒤,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석궁을 사용하는

  킬러로서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하는데 전념하다가 복수를 마친 뒤,

  그 장소에서 동료를 만나 합류해서

  같이 싸우며, 트라우마로부터 해방됨



* "로만"과 "빅터"는 절대악 "죠커"만큼의

악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진 않고,

자기중심적인 가부장적 권력을 탐하고,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등,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폭력적인 남자의

극단적 전형으로 나타났다.


그 둘의 연기는 5명의 맹금류의 성격을

더더욱 도드라지게 드러나게 만들고,

실제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조커"를

포함한 폭력적 남성성으로부터 벗어나고

해방되는 여성성의 비유/상징적인 투쟁을

더욱 합리화시켜 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다양한 관객의 시선을

충족시키면서 시대의 흐름과도 맞으며,

동시에 많은 여성으로부터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용으로 관객에게

잘 다가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디씨 코믹스 히어로물의

두드러기가 날만큼의 진지함은

거의 모두 날려버리고도 작품이

수준급이었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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