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가 신인류라고 불릴 수 있는 자들과 처음으로 공식적인 접촉을 가진 것은 10대 중반의 천재로서 그가 점차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인류 최고의 인문학과 과학기술에 전문가로 등장, 매스컴과 첨단기술 산업들에 대해서마저 영향력을 끼치면서 대중의 인식을 좌지우지하고 있을 때였다.
그런 유명세를 타며 살아가던 중에, 그의 머릿속에 나타나는 환청 현상으로 그들은 최초 등장했고, Beautiful Mind 같은 영화를 보면서 존 내쉬라는 망상에 오랜 세월 시달린 천재의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었던 케언즈는 정신과 상담을 긴급히 요청할 수밖에 없었고, 치유법을 발견하지 못하자, 자기 분석을 통해서 증상을 치유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처음에 그것은 망상이었다고 믿어졌다. "이봐 주변의 그런 시시한 인간들에게 존중받는다고 기분이 좋은가? 당신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 당신을 인정한다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 되지 않겠어?" 이런 비아냥 거림과 더불어 그 환청 현상들은 항상 케언즈의 성취를 비웃었다.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고 일종의 깨달음과 각성의 순간이 올 때마다 어김없이 들이닥쳐서 그 성취를 비웃는 차원의 색다른 해법들을 그 환청들은 선사했다. 자기의 의지로는 깨달을 수 없는 내용들을 말하는 목소리가 결국 자기 내부 환상일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신비주의 등의 교조화된 종교단체의 신도가 절대로 될 수 없는 종류의 철저히 이성을 신봉하는 경향을 지닌 사람이었으므로, 그 목소리들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초능력의 소유자들이었고 이른바 텔레파시가 가능한 자들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인식능력이 비정상적이랄 정도로 확장된, 세기가 낳은 천재라 불리는 자기 자신을 몇 배나 뛰 넘는 존재들이 몇 명도 아니고 이미 전체 인구 비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그룹을 속칭 '진화된 자들'이라고 불렀다. 케언즈는 그들과 현생 인류가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고 절망했다. 인류가 낳은 최고의 천재가 교실에서 꼴찌로 불리며 수모를 당하는 낙제생의 마음을 금세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공적인 자리에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주도면밀함과 방어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이 태도는 그들이 한창 인구밀도를 높이고 있을 때 행해졌던 전 세계적인 비정상적 학습 성취도와 사회파괴적 성향의 소유자들에 대한 숙청의 시기와 맞물려 생겨난 것이었다.
케언즈까지가 인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천재의 한계였다면, 이미 그들은 그 한계선을 훨씬 벗어난 지점에 있었기에, 잠자코 죽음을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숙청의 시기에 만들어진 살아남기 전략은 그들 그룹의 규범이 되었고, 케언즈는 그들이 그 규범 안에 거하면서도 동시에 권력욕과 지배욕을 갖고 있는 집단임을 간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막후의 실력자로서 행동하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야심이었다.
그리고 실상 그렇게 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케언즈는 그들의 야심을 성취하는데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맹세하였고 '진화된 자들'은 케언즈의 공적인 신분을 최상위로 올리기 위한 모든 계획들을 막후에서 실현하였다.
그들은 자기들을 주류 신분으로 지상에 데뷔시키고 그 이전에 그들이 소위 '구인류'라고 부르는 자들을 마이너로 만들겠다는 모종의 계획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케언즈는 자기와 동급에 이르는 협력자들을 무의식 중에 찾아다녔다. 그도 이른바 '구인류' 그룹이었던지라 진과 사브리나라는 인재들을 자신의 학생들 중에서 발견한 순간. '진화된 자들'과 어떻게 '구인류'의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잠시 잠깐의 착상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케언즈는 20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진화된 자들'의 감시를 잠시 벗어난 시간 동안 불현듯 '진화된 자들'의 야심을 좌절시킬 계획을 마련하였다. 자기 자신의 뇌의 일부를 그 계획의 실행 도구로 사용하면 되겠다는 착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진화된 자들'은 다행히도 이 착상까지는 그들 내부의 상상력을 통해서 이끌어내질 못했다. 뇌과학의 첨단까지 어떤 기술보다도 먼저 나아갔던 그는 그의 뇌 내부에 있는 성욕의 중추와 야심, 그리고 인류애라는 항목을 과감히 떼어내는 절개술을 단행했다.
그리고 숙부 모르게 10대 초반의 조카인 리처드를 그 절개된 부분을 이식하는 대상으로 선택하였다. 계획은 치밀하게 미리 디자인되어 있었기에 그 부위를 절개한 그가 자신의 인식 속에서 잃어버린 계획을 타인에게 심는다라는 내용 자체는 이식 수술 시에 전혀 인식되지 않았다.
다만, 뇌내 강화가 가능한가를 실험하는 임상 실험으로 그 목적은 순수하게 케언즈의 머릿속에서 변질된 진실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자기 계획을 자기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진화된 자들'이 모르도록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계획은 이러했다. 케인즈가 갈등하면서 누르고 있었던 자신의 야심은 다름 아닌 신인류라고 불리는 자들을 그들이 경원시하고 있는 구인류의 일부로 편입시켜 단지 비정상적인 인식 기능 발달자들로 만들어 적합한 업무 구획을 할당하여 따로 자기들이 할 일들을 찾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은 그들과 구인류들 사이의 메신저로서 양자 간의 관계를 "조율"하는 존재가 되어 말 그대로 신/구 가리지 않고 인류 최고의 갈등을 해소한 해결사로 남아 있는 것이 그 야심의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것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경우는, 그 당시의 그가 생각하기에, 단 하나였다. 신인류라 불리고 싶어 하는 이들의 야심이 사라지고, 구인류들이 갖고 있을 태생적인 질투 및 시기심도 사라진 경우였다. 따라서 그가 자신의 야심을 분리해서 타인의 머릿속에 심어둔다면 이에 맞는 계획을 세워 진행하게 될 것이었다.
이 야심이 적당한 실력과 결합한다면, 이를테면 진과 같이 뛰어난 구인류의 두뇌와 협력할 수 있다면, 남아있는 자기 야심을 포기한 케인즈는 자신의 야심과 뛰어난 두뇌와의 협력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었다.
두 번째로 그가 모든 난수를 딛고도 예상할 수 없었던 부분이 바로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사랑과 성욕이라는 부분이었는데, 그가 사브리나를 보는 순간에 왔던 격렬한 감정을 그가 제어할 수 없었기에 그는 분명히 이 부분 또한 타인에게 이전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분명히 구인류의 장점과 신인류의 장점을 보완하여 가장 균형 잡힌 인류로 성장할 수 있는 아름다운 존재였다. 사브리나에 대한 감정은 그를 파멸시킬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타인에게 이 부분을 전달했을 경우, 사브리나를 함락시킬 정도의 지력과 매력을 가질 수 없는 타인은 자기 자신을 분명히 파멸시키게 될 것이었다.
그 이유로 파멸되었을 때, 그 존재는 신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관찰의 영역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그의 계획의 일부가 이 존재를 통해서 진행된다면 계속적인 보안이 유지될 수 있다.
리처드에게 이 두 가지 부분을 이식함과 동시에 그는 단지 순수하게 신인류의 계획을 돕는 상태로 문제없이 존재할 수 있었고, 리처드는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대로 사브리나에게 구애를 하는 어리석은 방식 때문에 사브리나에게 파멸당하는 수순을 밟았으며 반신불수의 상태가 되었을 때, 그 문제가 되었던 성욕으로부터도,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해방되었다.
따라서 그 이후부터는 그의 야심이 심어졌던 대로 신인류의 존재를 알게 됨과 동시에 그가 품고 있었던 야욕을 실현한 계획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자, 이제 내용을 알게 되니 시원하지 않은가? 진"
"케언즈는 그럼, 지금 그대로 신인류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상태에 불과한 것인가? 그가 결국 너를 의도적으로 파멸시켰는데도 참고 있을 수 있는 거야? "
"당연한 거지. 아마도 이 내용을 알게 되면 가장 적극적으로 이 계획을 말살시키려고 덤벼들 사람이 바로 그일거야. '내가 실수한 내용이다, 말도 안 돼 내가 그런 생각을 할리가'라고 하면서 말이지. 이미 나는 이전의 그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갖고 있지 않아.
지금의 그는 이미 이 계획을 만들 때의 그가 아니야. 이미, 다른 사람일 뿐이야. 나에겐 복수의 대상 자체가 남아 있지 않아. 복수심을 갖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다만, 네가 그를 파멸시켜주기를 감정적으로는 기대할 뿐인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 이후부터의 너와 나는 전혀 알 수 없는 이야기일 따름이야."
"많이 쿨해졌군. 자...... 이제 대머리 씨가 방문하기 전에 빨리 이 내용을 날려버려야겠군. 그런데, 이 내용을 날려버리고 나면, 내가 어떻게 너에게 협력할 수 있는 건가? "
"내 계획은 아주 간단해. 이제 바야흐로 나에게 남겨져 있던 그의 야심을 너에게 이식 수술하는 거야. 그게 이제 물리적으로 아무런 협력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는 나에게 남겨져 있는 유일한 선택이지 또한 이 계획대로만 잘 된다면 현재의 케언즈와 신인류의 야심은 좌절되는 거지.
일단, 30초대로 수술에 동의하는 계약서에 네가 서명을 해주길 바래. 그다음에 우린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이 정보를 과부하를 맞게 해서 날려버리는 거야, 그다음에 정보가 날아감과 동시에 난 너에게 뇌수술을 진행하게 되지. 이미 내가 내 머릿속에서 도려내어서 보관 중인 그의 야심이 담겨있는 부위가 너에게 이식될 거야.
자, 이 종이에 쓰인 내용은 단지 HH 테스트 중에 생긴 후유증으로 손상된 뇌를 일부분 타인의 뇌의 일정 부분을 이식하여 치료하는 명목상의 이유뿐이지. 자 이제, 너의 서명이 필요해. 그리고 서명 후에 내가 계약서 사본을 넣어서 너에게 줄 봉투 안에는 언제고 같은 프로세스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키워드가 들어 있어.
그 키워드를 넣으면 언제든지 같은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으니까, 확인하는 시간 동안 네가 신속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기만을 기대할 뿐이야"
" 좋아. 어차피 지옥은 이미 한번 다녀왔고, 이젠 설사 다시 간다고 해도 두려움이 없으니, 그대로 하자고. 자 그럼 서명을 할 테니 내 영혼을 가져가게나 메피스토텔레스씨."
진은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고 3.5초 만에 서명을 마쳤다. 서명을 마치는 순간 진과 리처드의 내부로 그 누구에게도 전혀 필요하지 않은 20세기 내내 만들어졌던 UCC의 동영상들의 정보가 몰아닥쳤다. 그 순간 그들이 케언즈의 계획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들이 과부하를 맞아 일제히 날아가 버렸다.
다만 진은 자신의 내부 의식인 케언즈에게 이 정보를 다운로드한다면, 편하게 다시 꺼내서 볼 수 있고 동시에 신인류로부터의 감시도 피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에 양쪽으로 정보를 받았었다. 따라서 진의 본 의식에 있었던 정보만 과부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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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정보가 사라진 다음 이미 미리 설계해두었던 내용대로 테스트 중에 손상을 입은 진의 뇌의 후유증을 수술로 치료하기 위해 원격 의료 시스템을 사용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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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기록으로 완벽한 내용이 남았고, 신인류가 알아서는 안될 정보는 이미 모두 과부하로 날아간 리처드는 무언가로부터 해방된 듯한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마찬가지의 웃음을 희미하게 짓는 진이 가는 길을 배웅했다. 머릿속에는 없는 그의 계획